트럼프 대통령 제재 완화 트윗 직후 검토 재개해…“지연 가능성 여전히 있어”

중국 규제 당국이 퀄컴의 인수안 검토를 재개했다.

[공감신문]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중싱·中興 통신)에 대한 미국의 제재 완화 소식이 들리자, 중국 정부가 보류해뒀던 미국 퀄컴의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NXP 인수 신청 검토를 재개했다. 

14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가 오랫동안 보류해온 퀄컴의 인수안 및 중국 기업 보호안 검토를 서둘러 시작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간 중국 당국은 퀄컴의 NXP 인수가 자국 시장과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인수 승인을 미뤄왔다. 

하지만 중국과 무역 갈등을 이어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ZTE 제재 완화를 시사하는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내자 중국 규제 당국에서 퀄컴의 인수안 검토에 다시 착수한 것이다. 

ZTE는 그간 미국 내 정보기관에 중대한 사이버 안보를 위협했다는 문제가 제기돼 미국의 제재를 받아왔다.

중국 상무부가 퀄컴의 인수안을 보류한 것에 대해서는 미국의 ZTE 제재에 대한 보복조치라는 해석이 있었다.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형 휴대전화 업체인 ZTE가 신속하게 다시 사업할 수 있도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협력하고 있다”면서 “미 상무부에도 지시가 내려갔다. 중국에서 너무 많은 일자리를 잃었다”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퀄컴의 NXP 인수 승인이 이뤄진다면, 세계 최대 경제국들(중국과 미국)이 무역전쟁에서 또 한발 멀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퀄컴이 실제로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는 현시점에서 불확실하며, 여전히 지연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퀄컴은 이와 관련한 코멘트를 거부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가 퀄컴의 인수안을 보류한 것에 대해서는 미국의 ZTE 제재에 대한 보복조치라는 해석이 있었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지난 2016년 10월, 퀄컴은 380억 달러에 NXP 인수를 선언했다. 부채를 포함하면 퀄컴의 인수가액은 470억 달러에 달해 이 인수합병이 성사된다면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규모의 거래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 2017년 유럽연합(EU)이 퀄컴의 ‘결합회사 제품과 경쟁사 제품의 상호호환성과 NCP가 보유한 NFC(근거리 무선통신)와 관련된 지적재산권’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퀄컴은 약 1년을 허비했다.

지난 1월 EU의 합병승인을 받은 퀄컴은 현재까지 미국, 러시아, 한국 등 8개 주요 국가와 지역의 시장감독기구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유일하게 중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퀄컴의 NXP 인수거래는 2차례 연장이 가능하지만 그 기한은 이미 끝났으며, 쌍방이 협의를 통해 다시 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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