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위급회담 연기 일방통보 후 우리 정부 비난...靑, “상황 지켜볼 수밖에”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공감신문]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에 반발하며 고위급회담 무기한 연기를 일방통보한 가운데, 우리 정부의 ‘유감’ 발언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북한은 지난 1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꺼내지 않았던 각종 거친 표현을 사용해 우리 측을 비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남북정상회담으로 형성된 한반도 평화기류가 악영향을 받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내놓는다.

17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은 우리가 취한 조치의 의미를 깊이 새겨보고 필요한 수습대책을 세우지 않고 터무니없는 ‘유감·촉구’ 따위나 운운하며 상식 이하로 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은 완전한 북핵 폐기가 실현될 때까지 최대의 압박과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미국 상전과 한 짝이 돼, 역대 최대 규모 연합공중전을 펼치고 있다”며 “이것이 북에 대한 변함없는 압박 공세의 일환이라고 거리낌 없이 공언해 댔다”고 비난했다.

북한이 한·미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이유로 남북고위급회담을 전격 취소한 가운데,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에서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리 위원장은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의 그 어느 조항, 어느 문구에도 상대방을 노린 침략전쟁 연습을 최대 규모로 벌려 놓았는가”라며 “인간쓰레기들을 내세워 비방 중상 도수를 더 높이기로 한 것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당초 우리 정부는 북한이 맥스선더 훈련을 명분 삼아 고위급회담을 중지한 것을 두고 ‘북미정상회담’ 전 미국을 향한 기싸움이라고 판단해 왔다. 하지만 리 위원장의 우리 측을 향한 강경발언으로 남북관계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여과되지 않은 강경발언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을 방침이다. 상황이 고조된 때 남북이 정면충돌할 경우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와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비난하며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중지한 16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이 안개비에 휩싸여 있다.

청와대 역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8일 ‘청와대의 입장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왜 북한이 고위급 회담을 중단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알지도 못하고 설사 안다고 해도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리 위원장이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 정권과 마주앉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두고 ‘엄중한 사태’가 해소되면 남북관계 개선이 가능하다고 관측하고 있다.

엄중한 사태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북한 입장에서 봤을 때 큰 틀에서 ‘맥스선더 훈련’과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 발언’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해도 두 사안 모두 우리 정부가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점에서 명쾌한 해답을 얻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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