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문 전력’ 반성문 제출 이후 청신호… 찬성 54표·반대 45표로 인준 문턱 넘어

미국 CIA 역사상 첫 여성 국장이 탄생했다. 지나 해스펠의 인준 투표는 찬성 54표로 가결됐다.

[공감신문] 과거 ‘테러용의자 물고문’을 지휘했다는 논란으로 청문회에서 곤욕을 치렀던 지나 해스펠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가 마이크 폼페이오 전임 국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게 됐다. 미국 CIA 역사상 첫 여성 수장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은 미국 상원이 이날 해스팰 CIA 국장 내정자에 대한 인준안을 가결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이날 인준 투표는 찬성 54표, 반대 45표로 가결됐다. 

해스펠 내정자의 과거 물고문 전력은 민주당뿐 아니라 여당인 공화당 일각에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다. 

지난 2013년 CIA 해외비밀공작 수행 당시 총책임자이던 해스펠은 태국에서 ‘고양이 눈’이라는 암호명의 비밀감옥을 운영했다. 그는 당시 가혹한 심문기법인 물고문 등을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스펠의 인준 반대 입장을 내세웠던 매케인 후보는 이날 상원에 출석하지 않았다.

베트남전에서 포로가 돼 물고문을 받은 전력이 있는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은 “미국인에 의한 고문 사용을 감독하는 데 있어 해스펠의 역할은 충격적이다”라며 “그는 고문의 부도덕성 인정을 거부한 만큼 (CIA 국장) 자격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논란 이후 해스펠은 상원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버지니아) 의원에게 ‘반성문’ 형식의 서한을 제출했다.

그는 서한에서 “(9‧11 이후의) 가혹한 구금과 심문 프로그램은 시행되지 말았어야 했다”라고 작성, 워너 의원 등의 지지를 얻었다. 

워너 의원은 이날 표결에 앞서 “해스펠은 고문과 같은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것을 대통령이 지시하면 진실을 말하고 대통령에 맞설 사람으로 믿는다”라고 전격 지원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스펠의 인준을 적극 지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민주당의 인준 반대 움직임을 ‘대테러 강경 스탠스 반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달 초 라즈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해스펠은 대단히 자격을 갖춘 후보자. 그의 (CIA 국장) 지명이 당파적인 비난가들 때문에 틀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역시 “CIA를 이끌 첫 여성으로 30년 넘은 CIA 베테랑인 해스펠보다 더 자격있는 사람은 없다. 여성의 권한과 국가 안보를 지지한다고 주장하면서 그의 지명을 반대하는 민주당 인사들은 완전한 위선자”라고 비판했다. 

해스펠 인준 관련 본회의 표결은 이르면 17일, 늦어도 다음 주중 진행될 예정이다. 상원 정당별 분포 비율은 공화당 51석, 민주당 49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본회의 표결에서 공화당 3명이 반대표를 던지고, 민주당에서 6명이 찬성표를 던져 해스펠이 무난히 과반 찬성을 얻고 정보 수장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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