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바른미래당이 6.13 지방선거를 채 한 달도 남겨놓지 않고 깊은 고심에 빠졌다.

당내에서는 공천 문제로, 밖에서는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문제로 반발이 터져 나오면서 통합 이후 불만을 참아왔던 양 세력 간 갈등이 선거를 앞두고 깊어지는 모양새다.

바른미래당의 당내 분열은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공천 문제를 둘러싸고 시작됐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송파을 재보선 공천에 박종진·송동섭·이태우·유영권 예비후보의 경선을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철수계가 손학규 선거대책위원장이나 장성민 전 의원을 전략 공천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여 충돌이 빚어진 것이다.

유 공동대표는 지난 17일 송파을 재선거와 관련해 손학규 선거대책위원장을 전략 공천해야 한다는 안 후보의 주장에 “경선을 치르기로 한 공관위 결정을 중단시킬 권한이 없다. 손 위원장이 출마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고 말해 공개적으로 갈등을 표출했다.

안 후보 측에서 “유 공동대표가 손 위원장을 반대한다”고 주장한 데 이어 유 공동대표 측이 “손 위원장이 출마 의사가 없다는 말을 같이 들어놓고 딴소리를 한다”고 맞서 상황은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당은 공천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 이날 밤 최고위원회의를 열기로 했으나 협상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내 일부 인사들은 당직을 내려놓는 강수를 두며 안 후보의 공천 개입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유승민 대표와 가까운 진수희 전 의원은 18일 “통합을 뼈저리게 후회한다”며 서울시당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진 전 의원은 “공천 과정에서 겪은 온갖 비상식적인 일들과 송파을 박종진 후보를 놓고 벌이는 무도한 작태를 봤다”며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에 대해 “더이상 안 후보 당선을 위해 뛰어야 할 책임감도 동기도 다 사라져버렸다”고 지적했다.

송파을 재보궐 선거 출마의사를 밝혔던 박종진, 이태우 예비후보는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안 후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 예비후보는 “계속해서 공천을 미루고 밀실공천과 공정하지 못한 공천으로 송파구민들과 당원의 뜻을 배제한 공천을 모략한다면 뜻을 함께하는 당원들과 함께 탈당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예비후보는 “이제 새정치는 죽었다. 통합을 추진했던 국민의당 전 최고위원으로써 안 후보가 추진하던 통합에 찬성한 것을 후회하며 반성한다”며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 후보와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의 야권후보 단일화 문제를 놓고도 여러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안 후보 본인은 단일화에 부정적이지 않다는 인상을 줬지만, 지도부는 “그럴 일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안 후보가 김 후보 측에게 지지를 몰아주는 방향의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유 대표 측에서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에 힘을 실어주면 바른미래당이 제1야당의 2중대라는 이미지를 갖게 될 뿐만 아니라 바닥을 치고 있는 현재의 지지율이 더욱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 핵심관계자는 “한국당은 적폐세력, 부정부패 세력으로 국민 심판 대상이라고 규정했는데 공동연대 틀 속에서 논의해서 후보를 사퇴시키는 일은 없다”며 “안 후보 마음속에 안 들어가 봤지만 단일화는 없다”고 일축했다.

당의 지지율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합당의 두 주역이 공개적으로 충돌하며 공천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당내에서는 6.13 지방선거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