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무게만한 용암조각들 날아다녀”…용암, 바닷물에 닿으면서 유독성 연무 발생도

용암 분출하는 하와이 섬 킬라우에아 화산

[공감신문] 2주 넘게 화산재와 용암을 분출하고 있는 미국 하와이 섬 킬라우에아 화산 인근에서 처음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과 하와이 현지신문 등에 따르면, 미국 하와이주 하와이섬(빅아일랜드) 동단 킬라우에아 화산 인근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 한 명이 용암에 의해 하반신을 심하게 다친 것으로 전해진다. 

노스팜스 로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주민은 자신의 집 3층 발코니에 서 있다가 용암이 튀면서 공중으로 암석조각이 날아가는 ‘라바 스패터’(lava spatter)에 정강이를 맞아 다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시장실 대변인 재닛 스나이더는 “‘라바 스패터’는 암석을 녹인 발사체 같은 형태로 사람을 위협한다”며 “작은 조각에라도 맞으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데 냉장고 무게만한 용암조각들이 날아다닌다”고 설명했다. 

킬라우에아 화산 인근에는 할레마우마우 분화구와 주변 균열 등 총 22곳에서 용암이 분출되고 있다. 현재까지 이로 인해 전소되거나 파괴된 가옥은 40채에 달한다. 

하와이 섬 삼림에 맞닿은 용암

용암이 도로를 타고 들어오면서 수십 명이 고립돼 주 방위군과 재난당국이 동원한 헬기로 가까스로 구출되는가 하면, 동쪽 균열에서 흘러나온 용암으로 인해 산불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와이 카운티 민방위국은 “시뻘건 용암이 닿은 지역 삼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주 탈출로로 이용돼 왔던 137번 고속도로마저도 용암의 위협을 받고 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용암이 해안도로 너머 바다로 흘러들어가면서 바닷물과 맞닿아 유독성 연무(煙霧)인 ‘레이즈’도 발생되고 있다. 

레이즈(laze)는 용암인 라바(lava)와 희뿌연 연무인 헤이즈(haze)의 합성어로, 용암과 바닷불이 만나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뿜어내는 연기를 가리킨다. 

하와이 파호아 인근 균열에서 분출한 용암이 흘러내리는 모습

이 안에는 염화수소 혹은 염산성분이 들어있어 피부에 직접 노출될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고 하와이 화산관측소(HVO)는 경고했다. 실제 지난 2000년에는 레이즈에 의한 사망사고가 보고되기도 했다는 것. 

또한 레이즈는 피부뿐만 아니라 폐나 눈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 지질조사국(USGS) 역시 용암이 바다에 닿는 경우 재앙에 가까운 연기가 주변에 퍼질 수 있다며, 미량이라도 피부에 닿는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용암이 흘러내리는 해안가는 현재 접근금지 구역으로 설정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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