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중독의학회 "담뱃잎 직접 가열 방식으로 위험도는 기존 담배와 마찬가지"

한국정신중독의학회가 23일 '가열담배(궐련형 전자담배)의 중독성과 유해성'이라는 자료를 배포하면서 가열담배의 중독성·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공감신문] 의학계가 '궐련형 전자담배(가열담배)'에 대한 중독성·위험성에 대해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아이코스나 릴, 글로 등의 가열담배는 일반 담배와 달리 연소가 아닌 가열 방식으로 흡연을 할 수 있는 도구다. 

이런 제품을 내놓는 업체들은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연기가 발생하지 않아 일반 담배에 비해 유해성이 덜하다는 것을 장점이라 내세우고 있다.

제조사들과 달리 한국정신중독의학회는 "가열담배도 중독을 부추기는 '또 다른 담배'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정신중독의학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가열담배의 중독성과 유해성'이라는 자료를 23일 배포했다.

학회의 자료에는 현재까지 지적된 가열담배의 문제점이 담겨있었다. 문제점으로 ▲기존 담배와 니코틴 농도가 거의 비슷해 니코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다 ▲간접흡연을 통해 흡입되는 니코틴 농도가 기존 담배와 차이가 없다 ▲가열담배가 흡연이 아니거나 금연의 목적으로 피워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등을 제기했다. 

학회는 가열담배와 기존담배의 니코틴 농도가 거의 비슷하고, 간접흡연 위험성 역시 마찬가지이며, 금연에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점 등에 대해 지적했다.

학회는 "니코틴은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담배를 끊기 어렵게 만드는 중독의 주 원인"이라면서, "좀 더 정밀하고 객관적인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가열담배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당부했다.

한국정신중독의학회 노성원 학술이사(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전자담배는 화학적으로 합성한 니코틴 액체를 사용하는 반면에 가열담배는 담뱃잎을 직접 가열하는 방식"이라며 이러한 방법이 "위험도 측면에서는 오히려 기존의 담배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흡연으로 인한 건강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확실하고 유일한 방법은 의학적 효과가 검증된 금연치료 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아이코스'를 판매하는 한국 필립모리스는 "가열담배도 일반담배 못지 않게 중독성이 강하고, 유해하다"는 의학계 중론에 대해 반박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필립모리스는 같은 날 아이코스 출시 1년 기념 행사를 열고 아이코스의 안전성에 대해 홍보하는 한편, 정부의 가열담배 규제책에 대해서도 반박하고 나섰다.

필립모리스는 23일 아이코스 출시 1년 기념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해 아이코스의 안전성을 집중적으로 홍보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정부의 가열담배 규제책이 지닌 문제점을 반박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필립모리스 측은 '가열담배의 연기 내 타르 함량'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지적에 "(일반담배와 달리) 연소가 아닌 가열 방식으로 연기가 발생하지 않는 아이코스에 대해 연기 내 타르를 측정한다는 것은 적용 불가능한 개념"이라며 해당 연구결과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소차와 디젤차의 배출물을 단순 비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빗댔다.

한국필립모리스는 다음 달까지 한국담배협회, 또는 개별업체 명의로 보건복지부에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가열담배 판매자 측과 의학계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오는 31일 WHO 제정 '세계 금연의 날'에 맞춰 가열담배에 부착할 경고그림안을 공개하고 홍보에 나서면서 갈등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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