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산업재해 입증에 필요한 자료 공개 여부를 국익 팔아먹는 행위인 것처럼 매도"

[공감신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23일 “삼성이 바뀐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원식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린 ‘국가 핵심기술과 알권리,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논란과 이해’ 토론회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우 의원을 비롯해 정의당 이정미 원내대표와 서울대학교 보건환경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애초 '삼성전자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공개 문제'는 민주당에서 현재 성남시장 후보로 활동 중인 은수미 전 의원이 맡아왔다. 하지만 은수미 후보가 제20대 국회에 들어오지 못하면서 우 의원이 뒤를 잇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 박진종 기자

책임자가 된 우 의원은 의지를 다지며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문제에 집중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민주당 원내대표에 당선되면서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에 큰 관심을 갖지 못하고 1년을 보내게 된다.

원내대표직을 마치고 돌아온 우 의원은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토론회가 첫 토론회라는 점을 설명하며, 앞으로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그는 “삼성은 반도체 공정과 발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삼성이 주도해 만든 삼성 옴부즈만위원회도 작업환경을 놓고 연관 관계를 찾지 못했다는 발표를 함으로써 면죄부 논란을 자처하고 있다. 이는 삼성 측 주장이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이유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삼성이 변화하는 현재 상황을 직시하지 않는 점이 개탄스럽다는 점을 피력했다. 최근들어 작업환경과 발병 사이에 의학적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더라도, 업무 환경을 고려하면 ‘상당한 인과 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오는데 삼성만 이를 외면한다는 것이다.

토론회 발제자인 윤충식 교수, 윤 교수는 삼성의 주장과 달리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에는 국가핵심기술이 함유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 박진종 기자

우 의원은 “삼성은 산재 입증에 필요한 자료 공개 여부를 국익을 팔아먹는 행위인 것처럼 매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급된 국가핵심기술 제도는 국내 기업이 기술을 수출하는 경우, 해당 기술이 유출 돼서는 안 되는 국가핵심기술인지를 가리는 기술유출 검토·승인 제도다. 우 의원에 따르면 이 제도에서 작업환경보서가 국가핵심기술로 판정된 적이 없다.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는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작성하는 보고서인데, 국가핵심기술이 담기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은 작업환경측정 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 내용이 일부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국가핵심기술 여부를 판단하는 산업통상자원부도 삼성의 주장을 인정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발제자의 발표를 들으며 자료집을 보고 있다. / 박진종 기자

우 의원은 “삼성이 막대한 자본과 경제적 영향력으로 거대한 사회변화를 무한정으로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다. 지금과 같은 검은 기업의 행태로는 글로벌 기업으로 당당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노동자가 자신이 아픈 이유를 찾기 위해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인데 미뤄지고 있다며, 국민인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서라도 작업환경측정 보고서가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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