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서 정상회담 준비 위한 기획 회의…사전 협의 불발 시 차질 빚을 가능성 커
[공감신문] 최근 북한이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엄포를 내린 가운데, 예정대로 회담이 개최될 수 있을지는 이번 주말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의 연기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북한의 엄포에 ‘취소 또는 연기’로 대응한 것이다.
회담 연기 가능성을 언급한 지 하루만인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무엇이 되든, 우리는 싱가포르(회담)에 관해 다음 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다음 주’라고 지정해서 발언한 것은 이번 주말로 계획된 양국 실무 접촉의 결과를 보고 예정대로 회담을 진행할 것인지, 연기 또는 취소로 방향을 바꿀 것인지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번 주말 조지프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미라 리카르델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포함한 고위급 대표단은 싱가포르에서 북한 관리들과 만나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기획 회의를 연다.
이날 양국 대표단은 사전 접촉에서 회담 의제, 장소, 형식, 인력 및 물자 이동 등의 세부 내용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방식을 놓고 대립하면서 갈등이 생긴 만큼, 이 자리에서 양측 모두가 만족할 만한 사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회담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두 나라의 갈등을 ‘기선제압을 위한 기싸움이’라고 진단하고 있긴 하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다면 회담 불발과 동시에 갈등이 더욱 커질 확률도 높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외신들은 “북미정상회담 계획에 대한 의구심을 추가로 던졌다”고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양측이 정말로 정상회담을 취소하고 강경 대치 국면으로 돌아가려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북한은 ‘리비아 모델’에 대한 미국 행정부 고위 인사들의 발언만을 문제 삼고 있어 회담 개최를 철회할 것 같진 않아 보인다.
앞서 지난 16일 북미협상의 터줏대감이라고 불리는 김계관 제1부상이 대북 강경파인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대북 발언을 비판하며 ‘회담 재검토’를 처음 언급했다.
이어 24일 북한외무성에서 대(對)미 외교를 담당하고 있는 최선희 부상은 “미국이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계속 불법무도하게 나오는 경우 나는 조미(북미) 수뇌회담을 재고려하는 데 대한 문제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각각 볼턴 보좌관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판했다. 두 사람은 모두 핵 문제와 관련해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인사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를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워 오는 11월 중간선거 승리와 2020년 재선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정상회담과 관련해 애매모호한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여전히 계획대로 회담을 하고 싶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젠가 만남이 확실히 있을 것이다. 그 만남은 충분히 6월 12일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회담 준비작업을 지휘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그(북미정상회담) 결정은 궁극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며 “나는 6월 12일로 예정된 그 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데 매우 희망적”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폼페이오 장관은 “나쁜 합의는 선택지가 아니다”, “올바른 거래가 테이블 위에 올려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정중하게 (협상장을) 떠날 것”이라는 엄포성 발언과 함께 김 위원장과 주고받은 비핵화 보상 문제에 대화를 일부 공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