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전격 취소하면서 그간 잠잠했던 여야의 상이한 안보관이 다시 드러나고 있다.

진보 성향이 짙은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은 북한과 대화를 하고 북미관계 중재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보수 성향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회담취소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대북제재와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은 언제 어디서든 미국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며 “모처럼 찾아온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한의 의지가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실험장 폐기 약속을 차질 없이 이행한 데에 높이 평가한다”며 “이는 미국인 3명 석방, 비핵화를 통한 북미 간 대화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분명히 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는 북미회담 취소 대책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후 미국의 판을 깨는 선언에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충격”이라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 재추진 가능성을 열어놨고 북한도 맞대응하지 않았기에 낙관적인 전개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정동영 의원은 “정부가 더욱 공세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소통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핫라인을 가동하는 등 ‘평양-서울-워싱턴’을 잇는 방식으로 극적 반전을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은 회담이 취소된 데에 유감을 표명하며 ‘그럴줄 알았다’는 뉘앙스의 발언과 함께 대북제재 압박 강화 의견을 피력했다.

이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관되게 미북회담으로 북핵이 완전히 폐기돼 한반도에 영구평화가 오기를 기대했는데 그렇지 못해 유감”이라며 “회담이 재개돼 군사적 충돌이 아닌 대화로 북핵 폐기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연초부터 북한이 보인 평화무드 조성외교는 중국을 끌어들여 국제 제재를 타개하려는 기만술책이라고 의심했다”며 “그래서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이라 하고 판문점회담 선언문을 위장평화쇼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은 정부의 외교력을 비판하며 한미동맹 점검과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과도한 기대와 장밋빛 전망을 갖고 비핵화 전략에 혼선을 야기한 한국 외교의 무능이 가져온 참사”라며 “문 대통령이 비핵화 관련 북한 입장을 옹호한 결과가 이 상황을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유승민 공동대표는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미북회담을 조율하고 귀국하는 시점에서 회담이 취소된 것은 한미동맹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미북회담이 취소된 진짜 이유가 뭔지 냉정히 분석하고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