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15배 늘어…개인정보 매매 목적인 불법유통 게시물도 증가해

지난해 해외 사이트에 우리 국민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례는 전년보다 8배 급증했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공감신문] 국내에서 개인정보보호 조치가 강화되자 우리나라 국민들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되고 있었다.

27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지난해 국민 개인정보가 노출된 해외 사이트 탐지 건수가 웹페이지를 기준으로 5003건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6년(603건)보다 약 8.3배 높은 수치였다. 

건수의 기준은 웹페이지로, 웹페이지 한 장에는 많으면 수백 개의 개인정보가 담길 수 있다. 실제로 노출된 개인정보는 수십만 건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개인정보 노출뿐 아니라 개인정보 매매를 목적으로 한 불법유통 게시물도 증가했다.

지난해 9만8572건이 탐지됐으며, 2016년(4만7459건)에 비해 2.1배 늘어났다. 2013년 6572건에 비해서는 15배나 높았다.

국내의 개인정보보호 조치가 강화되자 우리나라 국민들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되고 있었다.

이렇듯 해외 사이트의 개인정보 노출·불법유통 게시물이 증가하는 까닭은 국내에서 단속이 강화되자, 국내보다 제재가 덜한 해외 사이트를 이용해 불법 거래하려는 시도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사이트에 노출된 개인정보는 6435건으로 2016년보다 12.6% 줄었다. 이는 2013년 5만1837건보다 8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수치다.  

국내 사이트의 불법유통 게시물 탐지 건수도 1년 새 1.4% 감소했다. 건수는 1만6950건으로 해외 사이트 내 불법유통 게시물 탐지 건수의 5분의 1 수준이다. 

최근 개인정보 거래가 해외 사이트 게시판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이동하는 추세를 보이자, KISA는 2016년부터 SNS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SNS의 특성상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차, 언어 문제, 사이트 관리자 소재 불명 등이 개인정보·불법유통 게시물 삭제에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해외 사이트 내 개인정보 노출 건 삭제율은 90.6%였지만, 국내 삭제율(95.8%)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 2013년 이후 5년간 삭제되지 않은 해외 개인정보 노출 건은 1297건으로 확인됐다. 또 여전히 노출된 불법유통 게시물은 2만1936건이었다. 

이런 문제들로 해외 현지에서 개인정보와 불법유통 게시물을 신속하게 삭제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현재 해외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개인정보 탐지와 삭제를 담당하는 곳은 2012년 11월 중국 베이징에 설립한 '한·중 인터넷협력센터' 한 곳이다. 

2013년부터 5년간 한·중 인터넷협력센터가 중국인터넷협회(ISC)와 협력해 삭제한 개인정보 노출 게시물은 2627건, 불법유통 게시물은 1만8151건이었다. 

해외 사이트의 개인정보 노출과 불법 유통 게시물이 급증한 까닭은 국내에서 단속이 강화되자 이를 피해 해외 사이트를 이용하는 범죄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국내 전문가들은 해외 사이트를 이용하는 국민에게 개인정보 관리를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나은아 KISA 개인정보대응팀장은 "해외 개인정보보호 협력센터 구축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거쳐 해외 협력센터를 확대할지 검토하겠다"며 "연락처가 확인될 경우 개인정보가 유출된 국민에게 통지하는 방안도 연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개인정보 불법유통 게시물이 주로 올라오는 사이트는 유튜브나 유쿠 등 동영상 사이트였다. 개인정보 판매자들은 사이트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동영상을 올린 뒤, 하단에 설명글이나 댓글 형태로 개인정보 불법유통 게시글을 올렸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에서도 게시글이 점차 늘어나고 있었다.

일부 국가 사이트에서는 개인정보 삭제와 관련 협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해외 여행사, 동영상, SNS 이용자들은 여권 번호와 같은 개인정보가 공개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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