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공개서한·2차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충분한 통지 못받아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공감신문]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서한 공개, 한미정상회담 및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한반도 정세가 급격한 변동을 겪으면서 중국의 행보에 걸림돌이 생겼다.

중국은 스스로 북한의 든든한 뒷배라고 자처하면서 한반도 내 영향력을 키우려는 행동을 보여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미정상회담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 차례에 걸친 정상회담을 진행한 게 방증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적대적인 태도를 빌미로 북미정상회담 전격 취소를 선언하자 판도는 뒤바꼈다. 

북한은 즉각 북미회담을 원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전했으며, 우리 측에 이를 위한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지난 26일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북미회담 성사를 위해 양국 공조를 강화해 나아가기로 합의했다. 양 정상은 지난달 27일 열린 정상회담에서 도출한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부터 이틀간 중국 다롄(大連)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9일 보도했다.

이같은 과정에서 북한이 중국과 통하지 않고 한미에 공조하는 모습을 보이자 중국은 27일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한반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낼 때 사전통지를 받지 못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차 정상회담을 개최할 때도 충분한 내용을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갖고, 지난 11일 중국의 경제성장을 알리기 위해 북한 노동당 참관단을 초청한 중국의 입장에서 최근 발생한 일련의 정세 변화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뿐 아니라 중국은 지난 26일 김정은 일가 집사로 평가받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을 초청하고 세 번째 김 위원장 방중을 준비하는 등 북한과 공조하려는 의지를 은연중에 보여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부터 이틀간 중국 다롄(大連)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9일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고 종전선언 및 평화체제 합의가 이뤄질 경우 중국이 한반도 내 영향력을 상당 부분 상실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미국이 주축이 되고 중국은 배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이 적대감을 표출한 배후에 중국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중국의 한반도 문제 개입에 상당한 불쾌감을 공개적으로 전하면서 중국의 재개입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중국에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더는 끼어들지 말라는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라며 “당분간 중국은 북미정상회담을 지켜보며 판도 내 영향력을 제고하는 방안을 고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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