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중국의 반도체 굴기(堀起, 우뚝 섬)'를 지휘하는 중국 국유기업 '칭화유니(紫光) 그룹'이 내년 중에 5G 반도체칩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인터넷매체 펑파이(澎湃)망의 4일 보도에 따르면, 칭화유니 그룹의 쩡쉐중(曾學忠) 글로벌 수석부회장 겸 쯔광잔루이(紫光展銳) CEO는 최근 중국 내의 한 반도체산업 포럼에 참석해 5G칩 상용화를 시사하고, 내년 말에 5G스마트폰 단말기를 출시할 계획이라 설명했다. 

쯔광잔루이는 지난 2013년과 2014년 칭화유니가 인수한 잔쉰(展訊)과 루이디커(銳迪科)를 합병해 설립한 반도체 회사로,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SIM카드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인텔과 5G 분야의 전략적 협력에 합의한 바 있다. 이 합의로 양사는 인텔의 5G상용 모뎀에 탑재할 반도체칩을 공동개발해 5G시장에 함께 손보이기로 했다.

쩡쉐중 부회장은 "쯔광잔루이에는 인텔도 주주로 참여해 협력을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우리는 첨단 기술을 향해 매진하며 5G 반도체의 리더가 되려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반도체 굴기가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 미국과 중국간 무역 대립으로 인해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ZTE가 휘청이는 등 일련의 사건이 벌어진 것과 배경을 같이한다.

ZTE는 미국의 거래금지 제재로 인해 미국으로부터 자사제품의 주요 부품을 수급하지 못하는 등 곤경을 겪은 바 있다. 이 일로 핵심기술 확보의 필요성을 절감한 중국이 대대적으로 토종 반도체 기술 육성 의지를 강조하게 된 것이다.

쩡 부회장은 '반도체 굴기' 전략의 흔들림 없는 추진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10년간 지구 상의 어떤 변화에도 실리콘이나 반도체 없이는 살아갈 수 없을 것"이라 말하고, "반도체는 투자규모의 거대함, 회수주기의 장기성이 특징"이라 설명했다. 이어 그는 "10년간 냉대를 받을 심리적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가볍게 진입해선 안 된다"고 각오를 표했다.

이번 공언은 특히 중국이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3사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벌이는 가운데 나와 더욱 눈길을 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의 배경이 업체 간 가격 '짬짜미(담합)' 등을 통한 시세 조정일 것이라 판단, 반도체 공급 부족을 악용해 끼워팔기 등의 위법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가 중국과 맞부딪힌 미국의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선두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과의 기술격차 축소를 위한 시간 벌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