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평가 결과 발표…"금연에 도움 안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분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공감신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예고대로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분 분석 결과를 7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은 일반담배와 유사한 수준이었으며, 타르의 경우 일반담배보다 더 많이 검출됐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연소하고 나오는 연기를 흡입하는 일반담배와 달리, 전용담배를 고열로 가열해 나오는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담배냄새가 덜 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흡연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작년 8월부터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BAT코리아의 글로, KT&G의 릴 등 3종류의 궐련형 전자담배를 대상으로 니코틴·타르·기타 유해물질이 얼마나 검출되는지를 자체 시험방법으로 검사했다.

검사에 돌입한지 11개월만에 나온 이번 결과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는 국제암연구소(IARC)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성분도 5개나 검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식약처는 이번 분석에서 니코틴과 타르 뿐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가 저감화를 권고하는 벤조피렌 등 총 11개의 유해물질을 분석 대상으로 잡았다. 

1개비의 담배를 피울 때 발생하는 배출물을 포집해 국제공인분석법인 'ISO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글로와 릴, 아이코스의 니코틴은 각각 0.1mg, 0.3mg, 0.5mg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판매량 상위를 차지하는 100개 일반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은 0.01~0.7mg 사이다. 

타르의 평균 함유량도 글로와 릴, 아이코스가 각각 4.8mg, 9.1mg, 9.3mg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릴과 아이코스는 일반 담배의 타르 함유량(0.1~8.9mg)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왔다. 

분석 결과에 대해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이 일반담배와 유사한 수준"이었다며 "니코틴 자체가 중독성이 있어 궐련형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니코틴 함유량의 경우 아이코스와 릴, 글로 모두 일반담배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타르는 릴과 아이코스의 경우 일반담배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어 "특히 2개 제품(릴, 아이코스)의 경우 타르 함유량이 일반담배보다 높은데, 이들 제품이 일반 담배와는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니코틴과 타르 외에도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는 벤조피렌이 최대 0.2ng까지, 니트로소노르니코틴이 0.6~6.5ng까지, 니트로소메틸아미노피리딜부타논이 0.8~4.5ng까지, 포름알데히드가 1.5~2.6μg, 벤젠이 0.03~0.1μg까지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WHO 저감화 권고 9개 성분 중 IARC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물질들이다. 그러나 1,3-부타디엔은 글로와 릴, 아이코스에서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 

IARC가 '2B 급' 발암물질이라 분류한 아세트 알데히드의 검출량은 43.4~119.3μg로 검출됐다. 이밖에도 아크롤레인은 0.7~2.5μg, 일산화탄소는 불검출~0.2mg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또한 실제 흡연자의 흡연 습관을 고려해 흡입부피와 흡입빈도를 강화한 시험법 'HC(헬스캐나다)'를 적용해본 결과 이 유해성분들이 ISO시험방식보다 1.4배에서 최대 6.2배까지 더 많이 검출됐다는 점도 밝혔다. 

식악쳐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일반담배보다 유해하지 않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아이코스, 릴, 글로에 포함된 발암물질 농도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디스플러스 등 일반담배 5종에서 나오는 양에 비해 적었다. 일반담배의 발암물질 양을 100으로 봤을 경우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니트로소노르니코틴은 20.8, 포름알데히드는 20.3, 아세트알데히드는 28.0, 아크롤레인은 16.4 수준으로 적었다. 

그러나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벤조피렌과 벤젠 등 인체발암물질이 포함돼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며 "지금까지의 연구자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판단 배경을 설명했다. 

그간 담배업계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 유해물질이 적게 포함돼 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반대로 보건당국은 각종 연구결과 등을 토대로 이 주장에 반박해왔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던 가운데 나온 이번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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