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토어의 모든 앱과 결합될 경우 아마존 알렉사 따라잡을 수도 있을 것"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최근 열린 애플의 WWDC 18 해설기사를 통해 시리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점쳤다.

[공감신문]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열린 애플의 연례 개발자회의 'WWDC 18'에서는, 공개될 것이라 기대를 모았던 아이폰SE2의 소식이 없었다. 물론 새로운 맥북이나 아이패드 등의 신제품 하드웨어 공개도 없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최신 버전 운영체제인 iOS12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이날 공개된 iOS 12에는 다양한 기능 추가가 있을 예정이다. 특히 애플의 음성인식 AI(인공지능) 비서 '시리'에 대한 업데이트 가능성도 예고됐다.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6일(현지시간) 애플의 WWDC 18 해설기사를 통해 '시리의 진화와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대해 주목했다. 매체는 시리가 아마존의 AI비서 '알렉사'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애플이 출시한 AI스피커 '홈팟'은 스마트 기능보다 음악 재생 기능에 집중된 디바이스다. 그러나 스마트 기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로 인해 그리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애플 웹사이트 캡쳐]

기존의 시리는 활용성 측면에서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의 알렉사 등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나 애플이 야심차게 선보였던 AI 스피커 '홈팟'도 시리의 기능성 측면에서 '구글 홈'이나 '아마존 에코'에 비해 부족한 모습을 보여왔다. 경제매체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홈팟에 대해 "Super Sound, but Not Super Smart"라는 평가를 내렸다. 음질은 뛰어나지만 스마트 기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시리의 기능성 부족에 대한 평가로 인해 홈팟은 "가격만 비싸고 성능은 나쁘다"는 가성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이미 활용성과 스마트 기능을 입증받은 아마존 에코에 비해 두 배 가량이나 비싼 금액을 주고 홈팟을 사야 할 매력을 찾지 못했다.

결국 애플은 제품 출시 석 달 만에 홈팟의 발주를 줄여야 했다. 이러한 혹평과 부진은 결국 홈팟에 탑재된 시리가 'Not Super Smart', 즉 스마트 기능 측면에서 뒤떨어진다는 평가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 4일(현지시간) WWDC 18에서 iOS12를 통한 시리 업그레이드를 예고한 바 있다. [애플 키노트 장면]

그러나 WWDC에서 공개된 iOS12 예고 영상에서 애플은 시리가 기존보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파악하고,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추천 기능이 새롭게 추가된다는 것.

iOS12 업데이트 이후 시리는 사용자가 일주일에 커피를 얼마나 마시는지를 기록해두거나, 커피 음용 습관을 데이터로 축적하게 된다. 

사용자와의 대화 과정도 업그레이드 된다. 기존에 시리는 사용자의 질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간단한 질문에도 웹 검색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았다. iOS12에서 개선되는 시리는 유명인의 근황 정보나 계정 비밀번호 관리도 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앱스토어의 방대한 앱과의 연동도 기대해볼 수 있다. WWDC 현장에서는 사용자가 시리에게 "시리야, 열쇠를 잃어버렸어"라고 말하고, 시리가 다른 앱과 연동하면서 열쇠를 찾게끔 도와주는 장면이 시연됐다. 이밖에도 애플이 구성해놓은 앱스토어 생태계의 수많은 앱과 시리가 함께 작업을 하게 될 경우, 사용자는 현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일을 시리에게 손쉽게 지시하거나 질문할 수 있게 된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의 시리가 아마존의 AI비서 '알렉사'를 따라잡을 만한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애플 키노트 장면 캡쳐]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또다른 예로 시리의 멀티 태스킹 기능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묘사했다. 만약 사용자가 시리에게 "집에 간다"라고 말하면 시리는 지도 앱과 연동해 내비게이션을 제공하고, 집에 있을 사람에게 문자 메시지로 이를 알리고, 집 안의 냉난방기기를 켜 실내 온도를 맞추는 일까지 해낼 수 있다. 

이런 모습은 시리가 '앱 실행' 등 단순한 명령어만을 알아듣고 수행했던 현재와 확연히 달라진 면모다. 

매체는 "최근 아마존 알렉사의 기능은 수만 가지로 늘어났다. 하지만 시리가 앱스토어에 있는 수백만 개의 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면 경쟁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이어 "2010년 데뷔한 시리는 여전히 버그가 심하고 한계가 있는 AI 비서지만, 이와 동시에 한계를 뛰어넘을 잠재력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iOS12는 올 가을에 출시될 것 전망이며, 베타 버전은 이달 말 배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OS12가 적용되는 기기는 각각 아이폰5s 부터 아이폰X까지, 아이파드 Air부터 아이패드 mini4까지, 아이팟 터치 6세대까지로 확인됐다. 사실상 iOS11을 지원하는 모든 기기를 지원하는 셈이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