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상무부 해제 발표한 당일 ‘해제 원상복구’ 초당적 법안 발의

나바로 국장이 ZTE에 한번 더 합의를 위반한다면 문을 닫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감신문] 미국 백악관이 중국 통신장비 대기업 ZTE(중싱·中興 통신)를 상대로 다음번 합의 위반 시엔 문을 닫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ZTE가 한 번 더 추가적인 행동을 하면 문을 닫게 하겠다”며 “삼진아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4월 ZTE가 대(對)이란‧북한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를 가한 바 있다. 

미국 내 스마트폰 판매 4위 업체인 ZTE는 미국의 제재로 주요 부품 공급이 차단되면서 중국 내에서조차 스마트폰 판매가 중단되는 등 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지난 7일 미국 상무부가 ZTE를 상대로 벌금 10억 달러에 제재를 해제하기로 하면서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재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 시진핑 주석과 ZTE가 다시 신속하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나바로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ZTE를 제재 해제를 결정한 이유는 ‘중국과 선의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에 대한 ‘개인적 호의’로 ZTE 제재를 해제했다”며, "(북미)싱가포르 회담처럼 더 큰 노력을 위한 선의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상무부가 ZTE의 제재를 해제하기로 했지만, 미국 의회는 즉각 제동을 걸고 나섰다.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ZTE 제재 해제를 차단하는 초당적 법안을 제출했으며, 민주당의 상원 사령탑인 척 슈머 원내대표가 직접 나서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공화당 역시 톰 코튼‧민주당 크리스 밸 홀런 상원의원이 ZTE에 대한 제재 해제 합의를 무력화하고, 제재를 원상 복구하는 내용의 국방수권법 수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수정안에는 정부 부처의 기관이 ZTE 제품, 중국의 화웨이로부터 통신 장비를 구매할 수 없게 하며, 이들 기업에 대한 정부 대출이나 보조금 제공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미국 상무부와 ZTE의 합의안에는 ZTE 제품에 미국산 부품이 제대로 사용되는지 검증하기 위한 무제한 현장 방문과 ZTE 웹사이트에 미국 부품 사용현황을 게시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미국 의회의 강력한 반대로 미국 상무부와 ZTE의 제재 합의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만약 의회에서 제시한 법안이 통과된다면,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ZTE를 구제해내려다가 세계 1위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까지 제재를 가하게 되는 큰 위기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슈머 원내대표는 “의회의 양당은 이들 기업에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기보다 이들을 혹독히 다루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미국 의회는 중국 통신업체들의 공격적인 미국 진출에 대해 경계감을 드러내왔다. 특히 공화당 마쿠 루비오 상원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중국 통신업체들의 장비가 간첩 행위에 이용된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미국의 제재 해제가 확정되자 인이민(殷一民) ZTE 회장은 8만여 임직원에게 사과 서한을 보냈다.

그는 “이번 사태로 회사에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 것에 대해 이사회와 경영진을 대표해 모든 임직원, 고객, 주주, 협력업체 등에 사과를 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우리의 법규 준수 문화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드러냈다. 우리 임직원은 이번 사태에서 교훈을 얻어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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