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매파’ 볼턴, 북미회담 전 北과 갈등...회담서 신뢰 회복한 듯

지난 5월 22일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회담을 지켜보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공감신문] 13일 대북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에서 환하게 웃으며 악수하는 장면이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북미회담 소식을 보도하며 김 위원장과 볼턴 보좌관이 인사를 나누는 사진을 2면에 대대적으로 게재했다.

신문에는 김 위원장이 볼턴 보좌관을 비롯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 미국 고위급 인사와 악수하는 사진이 대거 실렸다.

여러 사진으로 미루어봤을 때, 김 위원장은 확대회담 전 미국 측 배석 실무진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회담 성사에 노력을 기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은 12일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악수하는 모습을 13일 보도했다.

특히 김 위원장과 대북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이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을 노동신문이 크게 보도한 것은 북미관계 개선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른바 ‘슈퍼매파’ 대표인사로 꼽히는 볼턴 보좌관은 ‘선(先) 비핵화 후(後) 보상’으로 불리는 ‘리비아식 해결법’을 제시해, 북한과 갈등의 골이 깊다.

볼턴 보좌관은 북미회담 추진 과정에서 북한을 향한 강경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이에 지난달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북미회담 결렬’ 가능성을 제시했다. 

북한의 난데없는 북미회담 재고려 발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회담 취소로 맞서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결국 볼턴 보좌관은 지난 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백악관 방문에서 미국 배석 인사에서 배제됐다.

그보다 앞선 지난 2003년 볼턴 보좌관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폭군 같은 독재자’로 칭하며 북한을 ‘지옥 같은 악몽’이라고 표현했다. 북한은 존 볼턴 보좌관에 대해 ‘인간쓰레기’, ‘흡혈귀’라고 응수한 바 있다.

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확대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그간 긴 악연에도 불구하고 볼턴 보좌관은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 측 배석 실무자로 선정돼, 오찬과 확대 정상회담에 참석했다.

최초 확대회담에서는 볼턴 보좌관과 김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인사들이 다소 경색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이어나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회담 직후 ABC방송 인터뷰에서“오늘 나는 김 위원장에게 존 보턴 보좌관을 소개해줬는데 굉장히 흥미로웠다”며 “대화가 끝날 무렵에 분위기가 좋게 됐고 좋은 신뢰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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