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먼지폭풍 가라앉은 뒤에 회생여부 확인 가능해…10일이 마지막 신호

2003년 발사된 NASA의 화성 탐사로봇 '오퍼튜니티'가 거대한 먼지폭풍에 휩싸여 접촉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NASA 제공]

[공감신문]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로봇 ‘오퍼튜니티(Opportunity)’가 화성 전체를 뒤덮는 거대한 먼지폭풍에 휩싸여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13일(현지시간) NASA는 “오퍼튜니티가 지난 10일 마지막 신호를 보내왔으며, 12일 밤 NASA 통제센터의 신호에 응답하지 않는 등 접촉이 끊긴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화성의 먼지폭풍은 전례 없는 속도로 커졌다. 오퍼튜니티는 태양전자판을 통해 전력을 조달하는데, 먼지폭풍으로 충전을 할 수 없게 돼버린 것이다. 

이에 로봇은 휴면 상태로 들어갔으며,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시계를 제외한 모든 기능이 정지된 상태다.

화성의 모래폭풍은 시속 110㎞ 달해 허리케인급에 가깝다. [NASA]

오퍼튜니티는 먼지폭풍이 가라앉은 뒤에야 회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화성 먼지폭풍이 가라앉은 뒤 태양 빛으로 재충전할 정도로 하늘이 맑아져야 하기 때문.

하지만 현재 화성의 4분의 1 가량을 먼지폭풍이 휘감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며칠은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오퍼튜니티가 전력을 충전할 수 있을 만큼 하늘이 완전 개이기 까지는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NASA는 설명했다.

지난 2003년 발사된 오퍼튜니티는 화성에서 작동 중인 탐사로봇 중 가장 오래됐다. 애초 90일간 탐사 활동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50배 이상으로 수명을 늘려 활동해 온 것이다. 이 로봇은 골프 카트 크기로 화성의 암석과 토양을 조사하기 위해 발사됐다.

오퍼튜니티는 2007년 대형 먼지폭풍 때 며칠간 신호에 응답하지 못한 적이 있지만, 휴면에서 깨어난 뒤 탐사활동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NASA 관계자들은 “현재 오퍼튜니티가 탐사 지형 중 하나인 ‘인내의 계곡(Perseverance Valley)’에서 어둠에 묻혀 전력소모를 줄이기 위해 휴면 상태에 들어가 있다”며 “과거에도 먼지폭풍을 견딘 만큼 이번에도 탐사활동을 재개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먼지폭풍에 휩싸인 화성 탐사로봇 오퍼튜니티. 중앙 파란 점이 오퍼튜니티의 위치다. [NASA]

이번에 화성에서 발생한 먼지폭풍은 시속 110km에 달하는 등 허리케인 급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화성에서 북미 대륙과 러시아를 합한 만큼 거대한 면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번 폭풍은 먼지를 수십 마일 위로 날려보내 낮을 밤처럼 어둡게 만드는 위력을 갖고 있다. 

NASA 관계자들은 오퍼튜니티가 이번보다 더 심한 먼지폭풍에도 큰 문제없이 구동됐었다는 점을 들어, 이번에도 먼지에 파묻히거나 바퀴가 빠질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이들은 오퍼튜니티가 이번 폭풍우로 인해 촬영 장비 손상을 입을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촬영 장비에 흙과 먼지가 뒤덮여 촬영에 지장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오퍼튜니티 프로젝트 책임자 존 칼라스는 “이번 폭풍은 위협적이고, 얼마나 지속할지도, 먼지폭풍이 가라앉은 뒤 어떤 환경이 될지도 알 수 없다”며 “우리 팀은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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