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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시사공감] 역대 최악의 청년실업률, 일자리 늘리기만이 답일까?‘입퇴양난’의 시대, 좀 더 근본적인 해법이 모색되어야 할 때

[공감신문] 청년들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누군가는 현 세태를 가리켜 ‘역대급 대란’이라고도 부른다더라. 과언으로 들리진 않는다.

치열한 교육경쟁을 뚫고 사회로 첫 발을 디딘 청년들이 마주해야 하는 풍경들이란 그리 아름다운 것들은 아니다. 철옹성 같은 취업의 벽과 청년 혼자서는 감당키 어려운 주택난.

하루하루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벅찬 탓에 결혼과 출산, 내 집 마련은 물론이고 인간관계까지 포기해버리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 기성세대들은 이런 청년들을 향해 수렁에서 빠져나오라고 소리치곤 하지만, 이 무기력함이 청년들 스스로에게서만 비롯된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

청년들의 시름이 계속해서 깊어지는 요즘이다.

특히나 다달이 최악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청년 실업률 문제는 더 말해봤자 입만 아플 뿐이다. 오죽하면 한국 역사상, 아니 단군 이래로 취업이 가장 어려운 때가 바로 요즘이라고들 하더라.

각 지자체와 중앙정부도 청년 일자리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어디서부터 꼬인 것인지도 모를 이 매듭이 풀기란 매우 어려운 일인 듯하다.

오늘 시사공감 포스트는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의 취업난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려 한다. 어디서부터가 문제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겠다만 차근히 문제를 짚어나가다 보면 우리가 어디를 향해 걸어가야 할지는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 점점 악화돼 가는 청년실업률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은 OECD 국가들 중에서도 꽤 안 좋은 편에 속한다.

우리나라가 안 좋은 분야에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는 이야기는 이제 놀랍지도 않을 정도다. 청년실업률 문제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OECD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5~24세 청년실업률은 10.3%로 전년보다 다소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2012년 9.0%, 2013년 9.3%를 기록한 이후 2014년 10.0%로, 10%대에 진입했다. 이후 2015년 10.5%, 2016년 10.7%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다 지난해 들어서야 다소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 선진국에서 최근 몇 년간 청년 고용 상황을 빠르게 개선해나가는 점을 생각해보면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

OECD 회원국 가운데 최근 몇 년간 청년실업률이 떨어지지 않고 있는 나라는 칠레와 우리나라, 단 두 곳뿐이다.

OECD 회원국 평균 청년실업률은 2010년 16.7%로 정점에 도달한 이후 7년 연속 개선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12.0%로 7년 새 4.7%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런 와중에도 유독 우리나라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2010년 18.4%로 정점을 찍고 난 뒤 지난해에는 9.2%로 절반이나 회복하며 한 자릿수에 재진입했다. 멀고도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은 지난해 4.7%의 청년실업률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청년고용상황이 좋은 국가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스페인의 경우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38.7%로 청년 고용상황이 가장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2013년 55.5%와 비교하면 꾸준히,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탈리아 역시 2014년 42.7%에서 2017년 34.7%로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OECD 회원국 가운데 청년실업률이 개선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국가는 칠레와 한국, 단 2곳뿐이다.


■ 취업만 하면 끝?

우리나라 청년들이 첫 직장에 근속하는 기간은 평균 15개월이다.

그렇게 높고도 단단하다는 취업의 벽을 뚫고 직장에 자리를 잡은 청년들의 현실도 그리 녹록치만은 않은 듯하다. 퇴사를 희망하는 청년들이 점점 더 늘어남에 따라 ‘퇴준생’(퇴직준비생)이라는 신조어마저 생겨났을 정도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국내 청년들의 첫 취업에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12개월이었다. 이는 2015년 5월과 2016년 5월 조사 때 평균 11개월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1개월 정도 더 늘어난 것이다.

이에 비해 첫 직장에서 근속하는 기간은 평균 15개월로, 10년 전인 2007년(18개월)보다 더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첫 직장을 그만두는 가장 큰 사유로는 ‘근로여건에 대한 불만족’이 51.0%로 압도적이었다. 청년들이 임금을 제외한 사내 복지나 근로시간 등의 근로조건을 점점 더 중요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야근에, 박봉에… 취업만 한다고 만사가 오케이인 것은 아닌 듯하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청년층의 절반이 넘는 53%가 첫 직장에 들어간 지 10년 안에 직장을 옮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직 경험자 10명 중 3명은 4년 이내에 직장을 옮기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생활 초기에 이직이 가장 활발했다.

이직 경험자는 10년 간 평균 두 차례에 걸쳐 새 직장을 찾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같은 기간 많게는 12차례나 직장을 바꾼 사례도 있었다.

이직자 비중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고학력층보다는 저학력층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기업의 규모가 작고 고용이 불안정할수록 이직 가능성이 더 컸다. 또한 직장을 옮긴 적이 없는 이들에 비해 이직 경험자는 평균 6.2% 낮은 임금을 받고 있었다.


■ ‘입퇴양난’ 뭐가 문제일까

입퇴양난이라니, 곱씹을수록 아이러니한 말이다. [Created by Yanalya - Freepik]

앞에서 봤듯 역대 최악의 취업난과 퇴사 희망자 증가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을 ‘입퇴양난’이라고들 하더라. 나아갈 수도, 물러날 수도 없다는 뜻의 사자성어인 진퇴양난에 ‘입사도 퇴사도 난리’라는 뜻을 더해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기에, 이런 요상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일까? 가장 먼저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 문제가 있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에 빈 일자리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20만1000개에 달한다. 단순한 셈법으로는 취업준비생들이 이렇게 빈 일자리를 찾아 들어가면 취업난이 해소될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구직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질 좋은 일자리는 그리 많지 않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한국은행의 ‘주요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청년층·대졸 이상의 고학력에서 불일치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고학력 백수 청년’이 증가하는 것은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질 좋은 일자리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임금만 놓고 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는 한참 벌어져 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월 300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은 692만2000원이었다. 이와 비교했을 때 300인 미만 사업체는 335만8000원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미스매치 현상은 대졸자 증가와도 맞닿아 있다. 지난해 국내 고등학생들의 상급학교 진학률은 68.9%에 이른다. 10명 중 약 7명은 대학교에 진학한다는 것이다. 이마저도 2005년(82.1%)과 비교하면 다소 낮아진 편이다.

이런 신조어까지 생기다니 어쩐지 좀 슬프다(...) [SBS 뉴스 캡쳐화면]

대학진학률이 높은 것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전공별 미스매치 문제도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공학·의약계열은 졸업자보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가 훨씬 많은 ‘초과수요’가 발생한다. 대학 기준으로 공학계열은 21만5000명, 의약계열은 4000명의 인재가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인문·사회계열과 사범계열 전공자들은 공급과잉으로 일자리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형편이다. 오죽하면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웃지 못 할 신조어도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을까.

진로탐색과 관련한 교육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Created by Evening_tao - Freepik]

취업과 일자리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점도 입퇴양난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아직까지도 그저 월급을 더 많이 주는 회사, 정년까지 안정적인 회사가 최고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이에 반해 청소년이나 청년이 스스로의 진로에 대해 깊게 탐색해 볼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은 형편이다.

결국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취업에 뛰어든 청년들이 뒤늦게야 자신의 욕구와 가치관을 깨닫고 퇴사를 강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 청년 취업난, 근본적 원인부터 짚어야

일자리 수 확대도 좋지만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모색돼야 할 시점이다.

이처럼 현재의 청년 취업난에는 다양한 원인들이 작용하고 있음에도 정부 정책은 그저 일자리 수 늘리기에만 치중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곤 한다. 기자 개인적으로도 보다 더 근본적인 해법이 나와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가 내놓은 ‘갭이어 정책’은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 지난해 서울청년의회에서 대표적인 청년정책으로 제안된 ‘서울형 갭이어’는 일정 기간의 여행과 봉사, 인턴, 창업 등 청년이 새로운 환경에서 활동하며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다.

서울시는 이 정책에 3억원의 사업예산을 편성하고 시범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

전국에서 갭이어 사업을 처음 시행한 제주도의 경우, 지난해 청년 30명에게 3주간 서울에서 육지와 교류할 기회를 제공한 바 있다. 제주도는 올해 갭이어 예산을 지난해의 두 배로 늘렸고, 횟수와 대상자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분한 자기 탐색의 중요성은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Created by Ijeab - Freepik]

물론 정책만 잘 세워진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도 사회적 인식 변화에 발맞춰 기업구조를 개선하는 등 좋은 일자리가 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물론 청년들이 눈높이를 낮추고 진득한 인내심을 길러야 한다는 기성세대들의 조언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굳이 눈을 낮추지 않아도, 굳이 참지 않아도 되는 좋은 일자리가 더 많이 만들어지는 것이 먼저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오늘의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청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언젠가는 청년 실업률이 눈에 띄게 개선돼 가고 있다는 희망적인 뉴스보도를 접하길 바라며, 오늘의 시사공감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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