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수개월째 해사(害社)행위,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주와 직원, 고객인 국민에 미칠 것

[공감신문] 19일 KT의 민주화를 강하게 열망하는 33개 단체와 KT노동조합 본사지방본부가 모였다. 이들은 황창규 KT 회장이 퇴진해야 하고, 불법정치자금제공 혐의를 구속된 상태에서 수사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T민주화연대와 KT노동조합 본사지방본부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기자회견은 황창규 회장의 구속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렸다.

기자회견은 참석자들의 발언으로 이뤄졌는데, 대부분의 발언들은 역대 KT 회장들의 불법적인 일들에 따른 구속영장 등 논란이 황창규 회장에서 멈춰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서울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황창규 KT 회장 퇴진 및 구속수사 촉구 기자회견 / 박진종 기자

하지만 황창규 회장은 검경출신 변호사를 선임하며, 갖은 논란과 의혹에도 결코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공고히 하는 상태다.

특히, 자신의 혐의를 임원들의 잘못으로 미루며 ‘꼬리’를 자르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앞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상품권 깡’(상품권을 구매한 후 이를 되팔아 일정 수수료를 떼고 현금화 하는 방식)을 통해 조성한 현금 11억5000만원 중 4억4190만원을 19대·20대 국회의원 99명의 정치후원회 계좌에 입금한 혐의를 받는 황창규 회장 및 KT 대관부서인 CR부문 전·현직 임원 등 4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이 피의자를 통해 확보한 바에 따르면 황창규 회장은 KT에서 불법정치자금이 의원들에게 제공될 때, 그 내용을 모두 보고 받았다. 

그러나 황 회장은 혐의를 CR부문의 일탈행위로 판단하는 등 범행 일체를 임직원들에게 덮어씌우며 부인하는 상황이다. 즉, 자신이 살기위해 직원들을 앞으로 내몰고 있는 것.

황창규 회장 퇴진 판넬 / 박진종 기자

황 회장은 불법정치자금 제공 혐의와 함께 부당노동행위 등 갖은 논란을 받고 있지만, 정작 명확한 해명으로 의혹을 해소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사실상 수개월째 KT라는 기업에 해사(害社)행위를 하고 있는 것인데, 이 피해는 주주와 직원, 고객인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미치고 있다.

먼저, KT의 주가는 황 회장의 불법정치자금의혹이 제기된 이후 연일 하락세를 보이며 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히는 중이다.

직원들은 당혹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전임 낙하산 회장들로 논란을 겪은 경험이 있는 직원들은 ‘그럼 그렇지’라며 이제는 경영진의 행태를 포기한 듯 냉소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회장의 의혹으로 깎이는 기업이미지를 보며 ‘이게 회사냐’를 외치고 있다.

KT민주화연대와 KT노동조합 본사지방본부가 서울지방법원 앞에서 황창규 KT 회장의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 박진종 기자

고객인 국민들 역시 피해자다. 버티기, 방어태세에 돌입한 황창규 회장이 경쟁기업인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의 최고경영자들 보다 경영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결국, 의혹을 명확히 해명하지 못하고 있는 황창규 회장이 퇴진하지 않는 이상, 주가하락과 직원 사기저하 등의 악순환은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황창규 회장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경찰의 사전 구속영장 신청이 오랜 시간 조사와 수사 끝에, 모든 정황을 종합해 이뤄졌다는 점도 황창규 회장의 퇴진에 힘을 싣고 있다.

만약, 황창규 회장이 퇴진이라는 선택을 하지 않고 끝까지 버틴다면, 그때는 KT 이사회가 단호히 결정해야 한다. 이사회는 더 이상 황 회장 개인의 ‘비호세력’이 돼서는 안 된다.

박철우 KT전국민주동지회 의장 / 박진종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철우 KT전국민주동지회 의장은 KT의 적폐경영 청산과 정상화를 위한 ▲법원의 황창규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황창규 회장은 즉각 사퇴하고, 구속수사 임할 것 ▲KT 이사회는 황창규 회장 퇴진결의안 의결할 것 ▲당국은 불법정정치자금법위반에 관련된 임원들도 수사할 것 등 네 가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창규 회장의 의혹에 따른 KT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는 가운데 박철우 의장이 제시한 방안이 관철될수 있을지, 민영화 이후 줄곧 논란과 노동자 탄압 문제가 발생하는 KT가 정상화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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