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패배이후부터 탈당 고민..."한국당, 분쟁 끝내고 건강한 보수정당으로 거듭나야"

[공감신문]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계이자 8선인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이 ‘탈당’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혁신 계획을 알린 후 나온 첫 탈당이라는 점에서 다수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한국당 혁신을 두고 내부 반발 등 대립의 조짐이 보이고 있어, 후속 탈당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감도 키우는 상황이다.

서청원 의원은 20일 입장문을 통해 당의 6·13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신의 정치인생이 담겨 있는 당을 떠난다고 알렸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당을 떠나지 않았던 서 의원이지만, 지방선거 참패라는 성적표 앞에서는 도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청원 의원은 국정농단에 따른 박근혜 전 대통령 탈당 사태 당시 거센 탈당 항의를 받았지만 당을 떠나지 않았었다.

입장문에 따르면 서 의원의 탈당 고민은 지난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선거(총선)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은 더불어민주당에 1석 차로 패배하며 국회 제1당의 자리에서 내려왔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에서 분리돼 창당한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38석을 차지했음에도, 새누리당이 민주당을 이기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당시도 참패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서 의원은 “총선 패배이후 벌써 2년여 동안 고민해 왔다. 이제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눈물은 흘리지 않겠다.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노병은 결코 죽지 않고 다만 사라질 뿐’이라고 했다. 저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제가 당에 도움을 드릴 수 없기에 조용히 자리를 비켜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이 처한 위기에 대한 견해도 전했는데, 서 의원은 당이 해체위기에 처해있지만 건강한 보수정당으로 다시 거듭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청원 의원

그는 “당이 위기다. 언제 위기가 아니었나 싶지만, 위기에 제대로 대응치 못하고 거듭된 실수로 결국 국민의 마지막 심판을 받았다. 당은 해체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무기력하게 폐허에서 울고만 있을 수는 없다. 건강한 보수정당은 나라의 기둥이고, 국민의 기댈 언덕이다. 그 역할을 다시 수행할 수 있도록 이번에야 말로 건강하게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장문에서는 한국당이 지니고 있는 문제에 대한 성찰도 나왔다.

서 의원은 “한국당이 다시 ‘불신의 회오리’에 빠졌다. 아직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친이’, ‘친박’의 분쟁이 끝없이 반복되며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 역사에 기록될 ‘비극적 도돌이표’다. 제가 자리를 비켜드리고자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결국 ‘친이’, ‘친박’의 분쟁이 이명박·박근혜 두 명의 전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것으로 역사에 기록됐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서 의원은 앞으로라도 젊고 강한 후배 보수 정치인들이 정치를 바로 세우고,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을 탈당하는 서청원 의원은 후배들에게 더 이상의 분쟁이 없어야 한다는 당부를 남겼다.

일간지 기자 출신인 서 의원은 전두환 신군부 집권 시절이던 1981년 당시, 선명성이 떨어져 관제야당으로도 불렸던 민주한국당 후보로 나서 제11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주로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정치적 진로를 함께하는 상도동계에 몸담았으며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한나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지냈다.

서 의원의 탈당으로 한국당 의석수는 기존 113석에서 112석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한국당이 혁신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나온 8선 큰 형의 선택으로 당의 흔들림 강도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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