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거센 탈당 압박도 버티던 서청원 의원, 지방선거 결과에 무릎 꿇어

[공감신문] 수많은 국민들이 촛불을 들었던 ‘국정농단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도 당적을 지키던 서청원 의원이 6.13 지방선거의 결과에 대한 책임으로 자유한국당을 나갔다.

서청원 의원은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도 당적을 지켰고, 홍준표 대표가 취임했을 당시도 버텨냈다. 하지만 처참한 성적표를 받은 이번 지방선거는 넘어설 수 없었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의 탈당 권유에 반박하는 서청원 의원

한국당은 시장 선거결과 8곳 중 대구시장 1석 만을 차지하며 모든 곳에서 더불어민주당에 패했다. 도지사 선거에서도 승리한 곳은 경상북도 한 곳이었으며, 구·시·군의장 선거는 총 226석 중 53석을 얻어내며 151석을 차지한 민주당과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서 의원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 20일 입장문을 통해 자신의 탈당을 공식화 했다.

입장문에서 서 의원은 “총선 패배이후 벌써 2년여 동안 고민해 왔다. 이제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눈물은 흘리지 않겠다.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노병은 결코 죽지 않고 다만 사라질 뿐’이라고 했다. 저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제가 당에 도움을 드릴 수 없기에 조용히 자리를 비켜드리겠다”고 말했다.

거친 발언도 서슴지 않으며 버티던 서 의원이었다. 지난해 초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의 쇄신 작업을 진행해 나가던 인명진 당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최순실 사태’와 4·13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으로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의원들에게 1월 6일까지 자진 탈당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때도 책임이 가장 무겁다는 평가를 받았던 친박계 좌장 서 의원은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거친 발언으로 인 비대위원장을 몰아 세웠으며, 지역구 일정을 소화하는 등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자유한국당은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거쳤음에도 크게 달라진 바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번째 탈당 위기를 맞았던 지난해 10월에도 서 의원은 당을 떠나지 않았다. 한국당은 홍준표 대표 취임 후인 지난해 10월 20일 중앙윤리위원회 회의를 열고 서 의원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내렸다.

현역 의원의 제명 조치는 재적 의원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확정 되는데, 다수의 친박 의원들이 서 의원의 제명에 반발해 징계에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홍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명시키는 초강수를 두면서 서 의원의 거취도 박 전 대통령을 따르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변화는 없었다.

수차례의 위기와 압박을 이겨낸 서 의원도 국민의 회초리에는 별 수 없었다.

한국당은 결과가 참혹한 지방선거가 막을 내린 후 국정농단 사태가 현재에 까지 미쳤다고 평가하며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를 내걸고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서 의원도 자신의 정치 인생이 모두 녹아있는 한국당을 떠나겠다고 알렸다.

결국 국민의 선택이 서 의원의 마음을 돌렸고, 한국당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국민이 서 의원을 탈당 시켰지만, 한국당을 완전히 바꿀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한국당은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쇄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계파 싸움 등 내홍 조짐이 일고 있어 한국당이 또 쇄신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서청원 의원

서 의원 역시 탈당을 공식화하는 입장문에서 “한국당이 다시 ‘불신의 회오리’에 빠졌다. 아직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친이’, ‘친박’의 분쟁이 끝없이 반복되며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 역사에 기록될 ‘비극적 도돌이표’다”라고 꼬집었다.

다수의 유권자들은 한국당이 새로워지기를 기대한다. 공석인 상태의 대한민국 보수정당의 자리를 다시 메꾸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현재대로라면 서 의원의 발언대로 한국당은 제자리에서 맴돌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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