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 생산 전초기지 열할 하던 소규모 축산농가 몰락, 송아지 값 급등 불러

[공감신문] 송아지 값이 급등하고 있다. 한우 값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송아지 값이 400만원대를 돌파했다. 큰 소 값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협 축산정보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가축시장의 수송아지(생후 6∼7개월) 평균가격은 404만7000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 가격(385만1000원)보다 5.1%가 올랐고,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인해 소 값이 내려 앉았던 2016년 11월 가격(315만6000원)과 비교하면 무려 28.2% 상승했다.

한우 값 강세에 이어 송아지 값이 400만원대를 돌파했다.

송아지 값이 급등한 원인은 송아지 생산의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던 소규모 축산농가가 몰락한 것에 있다. 

그 동안 국내 한우산업은 규모가 큰 농가가 소규모 농가에서 생산한 송아지를 구입해 키우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소 값이 폭락했던 2011년부터 2013년 사이에 정부는 암소 1마리당 30만∼50만원의 장려금을 주고 10만마리를 도태시켰다.

당시 20마리 이하의 번식용 소를 키우던 소규모 농가들이 줄줄이 폐업했고, 살아남은 농가들도 현재 고령화 등을 문제로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축사마다 환경오염 방지시설을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한 무허가 축사 적법화 사업도 소규모 농가 수를 줄이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송아지 값이 급등한 원인은 소규모 축산농가가 몰락한 것에 있다.

개별적인 사육규모는 작지만 전체적으로 한우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컸던 소규모 농가의 몰락은 이처럼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 한우이력팀 관계자는 “송아지 값 상승은 공급 감소에 기인한다”며 “송아지를 자가 생산하는 일괄사육이 늘어난 원인도 있지만 소규모 축산농가 몰락으로 공급기반이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축산업계는 송아지 값이 상승함에 따라 한우가격이 추가 상승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급락했던 한우 값은 20개월째 꾸준히 오르며 법 시행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달 기준 전국 도매시장의 한우 지육 1kg 평균가격은 1만7961원으로 소 값이 정점을 찍은 2016년 6월 1만9142원 수준에 다가섰다.

소 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축산업계 내부에서도 한계 가격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과거 일정한 간격을 두고 가격 등락이 반복된 경험에 비춰 머잖아 상승세가 꺾이면 가력 폭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정부는 한우가격 급등이나 폭락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진단했다.

전국한우협회 관계자는 "사료값을 감안하면 지금 소 값이 높은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시장의 가격 저항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치솟는 송아지 값이 안정화 단계에 있던 한우시장 붕괴를 부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소 값이 오를수록 값싼 수입 쇠고기에 시장을 내줄 수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올해 1~3월 소고기 수입량은 11만3000t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5.2%늘었다.

정부는 축산업계가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내 한우산업이 시장 조정 능력을 갖춘 만큼 예전 같은 가격 급등이나 폭락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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