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출신, ‘합리적 진보’ 표기에 반발...“민주주의 과정 거치지 않아”

바른미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경기도 양평군 용문산야영장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워크숍 개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감신문] 지방선거 참패를 만회하고 당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이틀간 워크숍을 진행한 바른미래당이 당정체성에 표기한 ‘진보’로 인해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개혁보수’를 표방한 바른정당과 ‘합리적 중도’를 내세운 국민의당의 합당으로 만들어진 정당이다. 

올해 초 바른미래당은 당정체성을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의 결합’이라고 규정했으나, 보수·진보 성향 의원들의 미세한 갈등이 이어져 왔다. 

바른미래당은 6.13지방선거에서 일말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원인을 진보·보수 간 ‘화학적 결합 실패’로 판단하고 19~20일에 걸쳐 워크숍을 열었다. 워크숍은 의원들의 친목도모와 당정체성 재확립을 위해 개최됐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19일 경기도 양평군 용문산야영장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워크숍에서 개회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워크숍 결과 바른미래당은 당정체성을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공존하는 새로운 정당’이라고 재정립했다. 이는 과거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21일 옛 바른정당 출신 이지현 비상대책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합리적진보+개혁적 보수당’이라는 당정체성에 합의하지 않았다”며 “워낙 많은 이견이 있어 함께 논의하자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비대위원과 의원 전원이 함께 회람하고 의견을 내기로 했는데 민주주의 절차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며 “심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개혁보수의 아이콘인 유승민 전 공동대표가 사퇴하자마자 ‘진보’ 이념이 당정체성에 추가된 데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9일 경기도 양평군 용문산 야영장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이종훈 정치평론가의 의견을 듣고 있다.

이날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소한 갈등 조짐이 보이는 데에 “당은 치열하게 토론해야 하지만 만장일치가 있을 수 없다”며 “워크숍 토론에서 숱하고 토론했고 모두가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감했으면 공당으로서 입장이 나와야 하는 것”이라며 “우리 당은 개혁보수·합리적 진보를 지향하는 정치인들이 공존하니 그걸 그대로 표현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중도개혁이라는 식상한 표현 대신 국민에게 와 닿는 ‘민생 실용정당’을 추구하려 한다”며 “워크숍에 불참한 유 전 공동대표에게도 논의 내용과 입장문 발표 배경을 전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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