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 데 있는 다정한 정보’...공황장애 자가진단법과 원인 및 치료방법

[공감신문] 갑자기 놀라거나 극심한 불안 상태가 됐을 때 흔히들 ‘공황상태에 빠졌다’고 말한다.

공황이란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상황에서 오는 갑작스러운 공포감을 말한다. 따라서 공황상태는 극단적인 상태라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정상적인 신체 반응이다.

차의 헤드라이트를 마주한 토끼가 일순간 얼어붙는 것처럼 순간적으로 정지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 같은 불안과 공포 상태는 우리가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기능이다. 극한의 상황에서 위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상어를 보고 느끼는 것은 '공황'이지만, 상어가 없는 보통의 상황인데도 상어를 마주한 것과 같은 공포가 드는 것은 '공황장애'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그러나 뒤에 ‘장애’라는 단어가 붙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공황장애 또는 공황발작은 특별히 위협을 느낄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신체의 경보 체계가 오작동을 일으키는 ‘병’이다.

일상적인 상황에서 극심한 호흡곤란, 맥박 속도 증가, 오한, 어지럼증, 가슴 통증 등이 발생한다면 공황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해당 증상을 겪고 있다면 자가진단법을 통해 공황장애 여부를 점검해보자.

 

■ 공황장애 자가진단하기

공황장애는 극심한 신체 증상을 동반해 종종 정신적인 원인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공황장애의 증상을 통칭하는 공황발작을 경험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다. 우리나라에서의 공황장애 유병률은 대개 1~2%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많은 공황장애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심장이나 다른 신체의 문제로 오인하기 때문이다.

극심한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공황장애는 정신적인 원인이 아니라 신체적인 문제로 생각되기 쉽다.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장애 진단통계 편람에 따르면 공황장애가 있는 사람은 극심한 공포와 고통이 갑작스럽게 발생한다. 또 그 시간 동안 아래의 13가지 증상 중 4가지 이상이 나타난다고 진단하고 있다.

 

□ 호흡이 가빠지거나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 어지럽고 휘청휘청하거나 졸도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맥박이 빨라지거나 심장이 마구 뛴다.

□ 손발이나 몸이 떨린다.

□ 땀이 난다.

□ 누가 목을 조르는 것처럼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메슥거리거나 토할 것 같다.

□ 딴 세상에 온 듯하거나 자신이 아닌 듯한 느낌이 든다.

□ 손발이 저릿저릿하거나 마비된 느낌이 든다.

□ 화끈거리는 느낌이나 오한이 든다.

□ 가슴 부위에 통증이나 불편감을 느낀다.

□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낀다.

□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게될 것 같은 두려움을 느낀다.

공황장애의 증상에는 극심한 어지럼증을 포함한 13가지가 있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위에서 열거하는 증상들 중 4가지 이상의 증상이 갑작스럽게 발생했고, 그 정도가 심하게 느껴졌다면 공황발작을 경험한 것이다.

공황장애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극도의 공포와 죽음에 이를 것 같은 절박한 느낌이다. 공포의 원인이 불명확하기 때문에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을 동반한 발작이 10~30여 분간 지속된다.

증상의 빈도는 개인차가 매우 큰데, 1년에 몇 차례만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심할 경우 하루에도 몇 번씩 발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증상의 가짓수가 병의 정도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의 13가지 증상 중 몇 가지에만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자주, 심하게 나타난다면 결코 간과할 수 없다.

또 다른 특징은 반복적이고 예기치 못한 발작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아울러 다시 발작이 찾아올까봐 불안한 상태가 이어진다면 공황장애일 확률이 매우 높다.

이때 습관성 물질이나 약물 또는 특정 공포증·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다른 정신 질환의 영향은 아닌지 구분하는 것이 요구된다.

 

■ 공황장애의 원인과 치료

공황장애의 근본적인 치료는 '불안 해소'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이 병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어지럼증, 오한, 맥박 속도 증가 등은 컨디션이 안 좋았다는 식으로 가볍게 넘기기 쉽다.

그러나 증상이 악화되고 불안과 공포가 시작되면 환자 본인이 느끼기에도 몸 어딘가에 문제가 있다는 강렬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발작에서 나타나는 13가지 증상들은 모두 자율신경에 의한 신체 반응이다.

평소에는 완벽한 조절능력을 보이지만, 공포나 불안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몸이 견디다 못해 조절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때 급격하게 나타나는 것이 발작 증상들이다.

결국 이 병은 자율신경의 과민반응으로 정리할 수 있다. 심장이 두근거린다고 심장병이 있거나 호흡곤란이 생긴다고 폐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 셈이다.

불안과 공포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경보 체제인 자율신경이 오작동 하는 것이므로, 이 병의 근본적인 치료는 ‘불안 해소’다.

병을 방치하면 건강염려증, 다른 공포증, 우울증 등으로 번질 위험이 있으므로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공황장애는 다른 병들과 마찬가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는다면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지만, 방치하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 병이 매우 깊어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간헐적인 발작만 일어나므로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발작의 빈도가 높아지면서 건강염려증이 생기기 쉽다.

또 발작이 자주 일어났던 장소나 상황을 회피하게 되고 점차 일상적인 사회 활동을 모두 두려워하게 된다.

이 단계까지 오면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 치료가 어려워진다. 이를 막기 위해 빨리 의사의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황장애 치료에는 약물과 인지행동의 두 가지가 있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공황장애의 치료에는 크게 약물과 인지행동의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일반적으로 항우울제의 일종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가 처방된다. 이와 함께 벤조디아제핀과 같은 항불안제약물들이 사용되기도 한다.

인지행동치료는 공황장애 치료에 효과적이며, 약물치료와 함께 사용할 경우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이는 생각과 감정, 행동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해 왜곡된 생각을 교정하고 회피하려는 행동을 바로잡는 치료다.

왜곡된 생각이나 행동을 교정해 불안이나 공포감, 공황발작을 감소시키는 방법이다. 구체적으로는 신체감각에 대한 민감성을 떨어뜨리는 훈련, 인지재구성 훈련 등이 있다.

이와 더불어 공황장애를 악화시키는 고농도 카페인 음료를 피하는 식이 조절 등이 활용된다.

약물과 인지행동 치료는 반드시 정신과 전문의의 처방과 지시에 따라 시행돼야 한다.

공황장애가 의심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길 당부드린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공황장애 환자 수는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9만3098명이던 국내 공황장애 환자는 지난해 12만4943명으로 증가했다.

미디어를 통해 공황장애라는 질병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것이 환자 수를 급증시킨 원인의 하나로 지목되지만, 아직 병의 정확한 원인은 의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대다수가 증상 발생 전에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이미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한다.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소요되는 시간에 차이는 있겠지만 공황장애는 분명히 치료될 수 있는 질병이다.

병은 하루라도 빨리 떨쳐내는 것이 좋으니, 공황장애가 의심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치료를 시작하시길 당부드린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