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문제와 인권 등 대미 외교 전반 다룬 인물로 김영철 부위원장 대신할 가능성 커져

[공감신문] 오는 5일부터 7일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일정이 예정된 가운데, 북한이 어떤 인사를 그와 마주하는 테이블에 앉힐 지 궁금증을 모은다.

오는 5일부터 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일정이 예정됐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일정은 6월 12일 정상회담 결과를 이행하기 위한 연장선이다. 5일부터 진행될 회담에서는 미합중국 국무장관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고위인사가 후속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앞서 미국은 후속 협상을 논의할 자리에 폼페이오 장관을 내세운 바 있다. 반면, 북한은 아무런 언급 없이 회담을 마무리 지었다.  

세계의 관심을 모으는 일정인 만큼, 북한이 아직까지 대표인사를 지정하지 않은 것은 그만큼 신중을 기한다는 얘기다.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자리를 담당했던 전과는 달리 이번 회담에서 리용호 외무상이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로 지목됐을 확률이 높다. 

이번 협상은 앞선 북미정상회담으로 양국 간 관계 개선을 위한 기틀이 마련된 만큼 실무적인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때문에 리용호 외무상이 폼페이오 장관을 상대할 맞수로 나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또 다른 미국의 딜을 얻어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을 것이다

직책적인 부분에서도 두 인사는 각국을 대표하는 외교 수장이기에 수평을 이룬다.

이전에도 리용호 외무상은 남북, 북중, 북미정상회담 때마다 김정은 위원장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줬던 실세다. 또 그는 실무직에 역임할 때부터 핵 문제와 인권 등 대미 외교 전반을 다룬 바 있다.

이 같은 관측 속에서도 김영철 부위원장의 카운터파트 등판 확률이 가관되고 있는 건 아니다. 그는 아직까지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의 앙금이 남아있는 만큼, 이번 협상에 다시 모습을 낼 확률이 높다.

또 김영철 부위원장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와 사찰, 검증 등 비핵화 과정에서 북미 간 갈등이 빚어질 때마다 해결사로 나섰다.  

그가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폼페이오 장관이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역임할 당시부터 연이 깊었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CIA 전담팀 코리아임무센터(KMC)를 통해 김영철 부위원장의 통일전선부와 라인을 구축, 양국 간의 의견을 조율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이 라인을 통해 한반도 정세변화를 주도하고, 대남·대미 협상 전반을 책임졌다. 때문에 김영철 부위원장은 앞선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때마다 간이 회담을 진행해 현안을 논의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남북, 북중, 북미정상회담 때마다 김정은 위원장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그의 중요성을 알고 폼페이오 장관과 면담 때마다 그를 주변에 앉혔다. 둘의 밀회는 폼페이오가 국무장관 자리를 역임할 때도 이어졌고, 결국 북미정상회담이라는 거사를 성사시켰다. 

이후에도 김영철 부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북한 측 고위인사로 워싱턴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북미정상회담이 성공리에 마무리된 이후, 처음으로 지난 1일 판문점에서 개최된 북미 간 접촉에서도 김영철 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신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다만,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서신을 전달한 점이 인사의 수평이 맞지 않지만, 이 접촉이 양 국가 간의 예의를 지키는 자리 정도로 평가하면 이해된다.

이처럼 두 인사의 공이 우열이 가리기 힘들 정도로 큰 만큼 북한도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을지 프리덤 가디언’ 훈련을 전면 유예하며 북한의 비핵화를 독려했다.

이로써 북한은 또 다른 미국의 딜을 얻어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을 것이다. 이 상황을 북한의 어떤 인사가 극적인 합의로 만들어낼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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