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데있는 다정한 정보'... 눅눅한 장마철에 특히 주의해야 할 질병

[언어의 정원 영화 장면]

[공감신문] 며칠 전부터 꽤나 묵직하게 장대비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하늘은 때꼽재기가 낀 듯 우중충하고, 꾀죄죄했다.

그러다가 오늘은 잠시 뜨거운 햇빛이 아스팔트 위로 내리꽂히고 있다. 비 소식도 잠시 물러난 듯 해 보이지만, 또 언제 요란하게 퍼부을지 모른다. 7월 초 쯤이면 늘 그랬듯 장마가 시작되곤 했으니까. 아마 이번 주 중 남은 날들, 아니면 다음 주 언젠가는 또 며칠간 비가 주룩주룩 내릴 게 틀림없다.

여름엔 빨래가 잘 마르지 않는게 싫다. 시큼한 냄새도 나고. [pixabay/cc0 creative commons]

공기가 물기를 잔뜩 머금은 이런 장마철에는 널어놓은 빨래마냥 우리 몸과 마음도 눅눅해진다. 눅눅해진 몸은 각종 피부병에 노출되기 쉽고, 눅눅해진 마음에는 우울감이 깃들 수 있다. 그러니 장마철에는 평소보다 더 각별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볼 수 있다.

오늘의 알쓸다정은 마침 타이밍이 좋다. ‘쁘라삐룬’은 한반도를 비껴갔고, 비 소식도 ‘잠시 대기’ 상태니까. 모처럼 해가 난 김에 몸과 마음을 뽀송뽀송하게 말려보도록 하자. 장마철 건강관리 방법들을 함께 알아보면서.

 

■ 몸이 튼튼해야 마음도 튼튼!

우선 장마철에 발생하는 각종 신체적 질환과 증상에 대해 살펴보겠다. 습도가 높은 장마철에는 세균과 바이러스, 기생충 등이 기승을 부린다. 이때 음식물 오염 및 부패도 쉽사리 생기는데, 그런 음식을 먹고 나면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

여름철엔 생선회나 초밥 등 날음식을 조심해야 한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장마철에는 또한 수해 피해 지역에서 집단 식중독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는 수돗물 공급 중단에 따른 위생상태 불량 등이 원인이다. 여름방학을 앞둔 시기에는 각 학교의 급식에 문제가 있어 집단 식중독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

장마철에는 회나 초밥 등 날로 먹는 음식을 멀리하는 것이 좋으며, 어패류도 더 빠르게 부패하니 피하는 것이 좋다. 해산물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장마철이 조금 괴로우실 지도 모르겠다.

발이 갓난아기마냥 뽀송했던 사람도 장마철엔 백선증 조심! [pixabay/cc0 creative commons]

각종 피부질환 역시 장마철에 무시할 수 없는 질병이다. 장마철 평균 습도는 80~90%를 오가는데, 습도가 높다보니 곰팡이나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만약 옷이나 수건, 이불 등이 잘 마르지 않았다면 습한 옷가지에 세균과 곰팡이가 자라고, 그것이 결국 백선증을 유발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겠다.

이밖에도 장마철에는 특히 젖은 양말이나 신발 때문에 무좀에 걸리기도 쉽고, 습도가 높고 기압이 낮은 날씨 탓에 관절염 및 관절통증 등이 심해질 수도 있다. 무좀은 백선증과 마찬가지로 피부를 건조하게 유지시켜주면 예방할 수 있으며, 관절염은 따뜻한 온찜질로 완화시킬 수 있다. 특히 관절계 질환은 에어컨 등 냉방에 취약하다는 점도 잊지 마셔야겠다.

 

■ 마음이 튼튼해야 몸도 튼튼!

고온다습한 환경 탓에 신체적인 질환이 빈발하는 장마철에는, 뜻밖의 정서적 질병에도 걸리기도 쉽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게, 장마가 한창일 때는 대낮에도 날씨가 우중충하고 하늘이 어둡다. 마음에도 먹구름이 끼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햇빛을 쬐지 못해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들고, 우울감을 느끼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도 장마철에 자주 볼 수 있다. [public domain pictures]

장마철, 우리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멜라토닌’이다.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이 신경전달물질은 빛의 양에 따라 분비량이 조절되는데, 장마철에는 아시다시피 일조량이 높지 않다. 거기에 더해 외출까지 제약이 생기니 몸이 햇볕을 덜 쬐게 되고,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드는 것이다.

멜라토닌 분비가 크게 줄어들면 우울감을 느끼게 될 수도 있으며, 심할 경우에는 우울증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여름 장마철의 우울증은 피로감과 무기력감을 동반하므로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비온 뒤의 하늘은 유난히 더 맑고 푸르게 보이더라. 광합성하기 딱 좋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장마철의 우울감을 완화하기 위해, 해가 잠깐이라도 난다면 산책을 나서보자. 잠시라도 햇빛을 받으면 멜라토닌 분비가 왕성해지고, 그것이 우울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비가 많이 내린다고 가만히 있기보다는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다른 활동을 해보는 것도 좋다. 실내에서도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지 않겠나. 몸을 움직이면서 땀을 조금 흘려보면, 우울감이나 무력감도 한결 누그러질 수 있을 것이다.

 

■ 장마철도 여름도 모두 건강하게

장마철과 함께 찾아온 '쁘라삐룬'이 한반도를 살짝 훑고 지나가면서, 그 경로상에 있는 지역 주민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 그 탓에 지난 며칠 사이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 번 태풍이 또다시 들이닥치지 않을 거란 보장은 없다. 그리고 그땐 또다시 비가 퍼부을 수 있다. 결국 오늘로 장마가 끝난 건 아니란 얘기다.

장마가 다가온다는 소식은 그리 달갑게 들려오지 않는다. 비가 내리는 걸 유난히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아마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우중충하고, 괜스레 우울해지고, 빨래도 잘 마르지 않고, 며칠 동안 널어둔 빨래에선 시큼한 냄새가 나고. 내리는 빗물에 종아리가 축축하게 젖는 것도 기분이 나쁘다. 괜히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게 아니다.

마음만은 뽀송뽀송, 건강한 여름 보내시길 바란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그래도 침대에 멍하니 누워 아무것도 안 하고, 무기력증에 빠지기보단 장마철이 아니면 느끼기 힘든 감각에 귀를 기울여 보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핑곗김에 집안 청소도 화끈하게 해버리고, 맛있는 음식을 잘 챙겨먹고, 집에서 좋은 영화 한 편 감상하는 것도 나름 즐겁지 않을까? 내리는 빗소리를 BGM 삼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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