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지난 6~7일 개최된 북미 고위급회담과 관련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담화를 게재하며 미국의 태도와 회담 결과에 불만을 표출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7일 밤 외무성 대변인은 “고위급회담에서 나타난 미국 측의 태도와 입장은 실로 유감스럽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오고 종전선언 문제는 ‘멀리 뒤로 미뤄놓으려’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담화 내용은 주민들이 접하는 대내용 매체에는 보도되지 않았다.

8일 발행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는 조선중앙통신이 오전 송고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출국 기사만 4면 하단에 게재됐다.

이 기사에는 “폼페이오 장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이 고위급회담을 마치고 7일 평양에서 출발했다. 조미(북미) 수뇌상봉과 회담에서 채택 발표된 공동성명을 이행하는 것과 관련한 문제들이 심도있게 논의되었다”고 전했다.

8일 오전 북한의 대내용 라디오인 조선중앙방송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는 보도하지 않고,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 출발 사실만 보도했다.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는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 65주년(7월 27일)을 계기로 한 종전선언 발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시험장 폐기, 미군 유골 발굴을 위한 실무협상 시작 문제 등을 제기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가 전달됐다는 등 이번 회담에서 오간 상세한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북미 간의 입장차를 노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는 주민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제반 문제들이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라고만 결과를 알렸다.

이는 대외적으로 협상력 제고를 위해 미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대내적으로는 북미관계 개선 분위기를 강조하는 기조를 이어가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북한 대내 매체의 보도에는 비핵화 검증 등을 논의할 워킹그룹 구성, 미군 유해 송환 협의를 위한 회담 및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쇄 방법 등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급 회담 개최 등 이번 회담의 구체적 합의사항도 언급되지 않았다.

주민들에게 북미관계 및 비핵화 조치의 진척 상황을 알리기에는 여전히 부담이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후속 협상과 관련해 진전이 있었다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도쿄에서 강경화 외교장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 외무성의 유감 표명과 방북기간 폼페이오 장관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면담이 불발된 것을 거론하며 “비핵화에 대한 공유된 이해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돌파구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