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민주당 출신 지방의회장 탄생...비한국당 지분요구 목소리 커져

경북도의회 본회의

[공감신문] 6.13지방선거에서 유례없는 참패를 당한 자유한국당이 텃밭인 대구, 경북지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비한국당 의원들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간 보수의 중심을 평가돼 온 TK지역은 한국당 의원들의 주요 정치본산이었다. 한국당의 지방의회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까지 독점에 비한국당 의원들은 목소리 한 번 내지 못했었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민심변동으로 비한국당 의원들이 자신있게 요구의 목소리를 내면서, 적지않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사상 최초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회장이 탄생했다. 다른 지역 역시 무소속 의원이 의회장으로 선출되는 등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속속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일 대구 수성구의회에서는 단독 출마한 민주당 소속 김희섭 의원이 첫 진보계열 의장으로 선출됐다. 김 의원은 찬성 16표 기권 3표, 무효 1표를 얻었다.

2일 대구 수성구 의회 의장 선거에 단독 출마, 한국당의 전통적인 텃밭 격인 대구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진보계열 의회 의장에 선출된 민주당 김희섭 의원

이뿐 아니라 수성구의회는 민주당이 한국당 의석수를 넘어서는 일까지 발생했다. 비례대표 포함 민주당 의석수는 10석에 달한다. 나머지 의석은 한국당이 9석, 정의당이 1석 차지했다.

경북 상주시의회에서는 의장과 부의장이 무소속 의원으로 구성됐다. 이곳은 한국당 의원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지역으로, 의석수는 한국당 10석, 민주당 3석, 무소속 4석이다.

의장단 선거는 총 3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마지막 선거에서는 한국당 의원과 무소속 의원이 8대8 동표를 기록했지만, '득표수가 같으면 다선의원으로 당선자를 결정한다'는 의회 규칙에 따라 무소속 의원이 뽑혔다.

주목할 점은 한국당 의원들이 의장단뿐만 아니라 단 1석의 상임위원장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의회 내 상임위원장 자리는 총 3석으로 민주당이 2석, 무소속 의원이 1석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변수가 발생한 이유는 과반 의석을 가진 한국당 의원들의 내부결속이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대구와 경북 의회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한국당은 두 지역을 간신히 사수했으나, 비한국당 의원들이 선출 과정에 큰 불만을 표출하는 등 변수가 발생했다.

제11대 경북도의회 전반기 의장에 선출된 장경식 의원

지난 2일 한국당 의원들은 259회 임시회를 열어 단독으로 3선 배지숙 의원을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했다. 부의장 1석은 민주당 재선 김혜정 의원이 차지했다.

한국당은 다음날도 타당 의원들을 배제하고 모여 상임위원장 6석을 모조리 가져갔다.

이는 선출과정에서 한국당과 민주당 간 큰 파열음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과반이 넘는 한국당이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가려고 하는 의도에 크게 반발했다.

또 민주당은 시의회가 임시회 개최 사흘 전 공고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기고 하루 전 문자를 보낸 사실에도 큰 불만을 표출했다.

결국 민주당은 지방자치제 실시 이래 처음으로 대구에서 진보계열 부의장을 배출했다는 성과를 얻었지만, 상임위원장 6석을 모두 내주고 말았다.

한국당이 장악 중인 경북도의회에서도 비한국당 출신 의원들이 자신들의 지분을 당당히 요구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경북도의회 내 의석수는 총 60석이다. 이중 한국당 의석수는 41석이며 비한국당 의석수는 19석이다.

비한국당 의원들은 의장단이 한국당 의원들로만 구성되는 것을 저지하지 못했지만, 7개 상임위원장 중 2석을 요구했다.

TK 내 다른 기초의회에서 대거 진출한 비한국당 의원들은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한국당 소속 의원들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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