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한국서 일자리 더 많이 만들어 달라”, 李 “감사하고 더 노력하겠다”

[공감신문] 인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난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와 재계 협력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인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난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와 재계 협력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9일 오후(현지시간) 삼성전자의 새 휴대전화 공장인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서 이 부회장과 만났다.

문 대통령이 삼성그룹 관련 일정을 소화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이 예고되자 정치권과 재계의 이목이 일제히 쏠렸다.

이 부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아직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그간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 거리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 부회장은 준공식 시작 전부터 행사장 앞에서 대기하다 문 대통령이 도착하자 수차례 허리를 깍듯이 굽혀 인사했다. 이후 문 대통령의 동선을 직접 안내했다.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 홍현칠 삼성전자 서남아담당 부사장을 따로 불러 5분간 접견했다.

접견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고, 이 부회장은 “감사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짧지만 많은 의미를 시사했다.

일자리를 앞세운 집권 초 문 대통령의 ‘초심’이 민생 악화와 고용난에 가려져 있다가 선명한 메시지로 복원하는 상징적 순간이었다.

준공식 말미에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웃으며 악수를 청하는 장면은 인도 현지 TV를 통해 생중계됐다.

문 대통령의 이런 행보는 기업과 경제활력 회복 및 고용 증대로 코드를 맞추는 ‘경제 대통령’, 해외투자 현장에서 기업과 호흡을 함께하는 ‘세일즈 대통령’ 의지가 투용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재판 중인 이 부회장과 대통령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치적 해석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희는 새로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일관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인도 내 핸드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위이지만, 중국계 기업들과 시장점유율 1%를 두고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의 복잡한 사정을 차치하고, 삼성전자의 인도 휴대폰 시장 경쟁을 ‘지원사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재계 전반의 투자확대 독려 등 정부와 기업 간 소통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인도 방문 일정은 경제 분야에 초점이 맞춰졌다.

문 대통령의 인도 방문 일정은 철저히 경제 분야에 초점이 맞춰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한국은 지금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고 있다”며 “저는 지금이 한국에 투자할 적기라고 자신 있게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이 행사에는 인도 시장 진출이나 인도와의 협력을 염두에 둔 국내 대·중소기업 경영인 100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의 기조연설은 이들 기업의 기운을 북돋우려는 메시지로 작용했다.

10일 문 대통령은 양국 경제계 대표 인사들이 참석하는 ‘한·인도 CEO(최고경영자)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다. 이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당국과 기관의 협력을 위한 MOU(양해각서) 교환식 등에 나선다.

지방선거 승리 이후 민생 개선에 집중하는 문재인 정부와 기업이 ‘호흡 맞추기’에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경제 이벤트로 가득 채워진 이번 인도 일정은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J노믹스’(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성과 창출 노력과 연결된다.

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정책기조점검회의에서 “청와대와 정부가 기업과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주 소통하고 기업의 애로를 청취해 해소해줘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혁신성장,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기조가 실현되려면 결국 기업이 움직여야 하고, 정부로서도 기업과 협력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경제에 방점이 찍힌 문 대통령의 순방이 인도에서 이뤄졌다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될 수 있다.

인도는 인구증가 추세나 경제성장률 등이 가팔라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이 점에서 문재인 정부와 기업들이 손발을 맞춰 신시장을 열고 신성장 동력을 키우기 위한 ‘최적의 무대’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방선거 승리 이후 민생 개선에 집중하는 문재인 정부가 기업과 ‘호흡 맞추기’에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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