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자민당 총재 선거 앞두고 ‘표 단속’ 위해 중의원과 회동...여론 악화

[공감신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서일본 지역에 닥친 최악의 폭우 도중 술자리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 도마에 올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서일본 지역에 닥친 최악의 폭우 도중 술자리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 도마에 올랐다.

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통리는 지난 5일 밤 중의원 의원들의 숙소인 ‘중의원숙사’에서 동료 의원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5일은 이번 폭우가 본격적으로 퍼붓기 시작한 날이다. 비는 3~4일간 계속돼 수백명이 사망하는 대규모 재해로 번졌다.

당시 술자리는 일부 언론에 보도되는 공개적인 행사였다.

그러나 이후 피해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자 재해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대응이 안일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서일본에서 한창 피해가 이어지고 있을 때 만면에 웃음을 띠고 술잔을 기울이는 사진이 공개돼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관방부장관 등 몇몇 의원들은 트위터에 술자리 사진을 올려 악화하는 여론을 부채질했다.

해당 술자리의 이름은 ‘아카사카 자민 정(亭·정자)’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열리는 정례 모임이다. 중의원들의 숙소가 위치한 곳인 아카사카(赤坂)의 이름을 딴 것이다.

피해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자 재해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대응이 안일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아베 총리는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표 단속’ 차원에서 이 모임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포스트 아베’ 주자 중 한 명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과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 부(副)장관, 다케시타 와타루(竹下亘) 자민당 총무회장 등도 자리에 있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술자리를 주최한 다케시타 총무회장은 “솔직히 이렇게 엄청난 재해가 될지는 예상 못 했다”며 “(술자리가) 이미 열려버렸다. 어떠한 비난도 받아들인다”고 고개를 숙였다.

기시다 정조회장도 “이번 호우는 지금까지 경험한 재해와 질이 달랐다”며 “재해의 변화에 대해 고려했어야 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일본 기상청은 술자리가 열린 오후 2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매우 격렬한 비가 여러 시간 내릴 듯하다. 기록적인 큰비가 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저녁 8시에는 오사카와 교토 등 간사이지방 8만8000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지고 43만5000명은 피난권고를 받았다.

일본 정치권까지 휩쓸고 지나간 폭우는 일본 사상 최악의 수해로 평가됐다.

일본 정치권까지 휩쓸고 지나간 폭우는 일본 사상 최악의 수해로 평가됐다. 

10일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127명에 달했다. 연락이 닿지 않아 안부를 확인할 수 없는 실종자 수도 60~8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해발생 후 생존율이 크게 낮아지는 72시간은 이미 지난 상태다.

농림수산성은 이번 폭우로 인해 26개 지역에서 25억엔(약251억원) 규모의 농업 관련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농작물 피해 상황을 아직 파악하지 못한 지역이 다수여서 피해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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