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기자간담회서 여의도·용산 개발청사진 밝혀…“세련된 도시 만들어야”

박원순 서울시장

[공감신문] 1970년대 이후 50여년간 개발이 정체돼 있던 여의도가 ‘신도시급’으로 재탄생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여의도 외에도 용산에 ‘광화문광장급’의 대형 광장을 세우고, 서울역~용산역 철로를 지하화하는 등의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차 3박4일 일정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동행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여의도·용산 개발 청사진을 밝혔다.

박 시장은 “여의도를 통째로 재개발할 것”이라며 “공원과 커뮤니티 공간을 보장하면서 건물의 높이를 더 높이는 방향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최근 여의도를 국제 금융중심지로 개발하기 위한 ‘여의도 일대 종합적 재구조화 방안’(여의도 마스터플랜)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여의도 일대 아파트들의 재건축 방향도 이 계획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여의도는 1970년대 이후 개발이 정체돼 있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여의도는 서울시의 최상위 도시계획 ‘2030 서울플랜’에서 강남·광화문과 함께 3대 도심으로 지정된 곳으로, 최고 50층의 초고층 주상복합 개발이 가능한 지역이다.

박 시장은 “여의도에서 진행 중인 아파트 재건축은 여의도 마스터플랜과 정합성을 맞출 것”이라며 “여의도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어 신도시에 버금가는 곳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서울역이 유라시아횡단철도의 출발지이자 종착지가 될 수 있도록 그에 걸맞은 곳으로 재구성하고, 서울~용산역 구간 철로의 지하화 계획도 재차 언급됐다.

박 시장은 “서울역~용산역 지하화 구간에 MICE 단지와 쇼핑센터가 들어오게 될 것”이라며 “철로 상부공간을 덮어 그 위로 대학캠퍼스, 도서관, 병원이 들어서도록 한 프랑스 파리의 ‘리브고슈’(센강 좌안)와 비슷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근래 다시 불붙는 용산 개발과 관련해서는 “오세훈 전 시장 당시 용산개발이 실패한 것은 (개발지역에) 아파트를 편입시켰기 때문”이라며 “현재 용산역 앞 기지창 개발이 아무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참사가 있었던) 용산 4구역에는 광장이 크게 들어서게 될 것이며, 국립박물관까지 50m 폭의 보행전용 산책로를 조성할 것”이라며 “광화문광장 못지않은 새로운 광장이 용산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 도시계획 전반을 심의하는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와 관련해서는 ‘혁명’이라는 표현을 쓰며 완전히 바꾸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오후 리콴유 세계도시상 시상식에서 할리마 빈티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으로부터 상을 받고 있다

박 시장은 “현재 도계위 위원들은 주로 명예직으로 (상임이 아니어서) 와서 회의만 하고 간다”며 “상임위원을 확대해 도계위의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등 혁명적으로 바꿀 생각”이라고 전했다. 

싱가포르와 같이 세계적 건축가가 설계한 좋은 디자인의 건축물을 계획하면 용적률 등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한 설명도 나왔다. 

박 시장은 “현재 서울 건물은 어딜 가도 비슷비슷하다”며 “조례를 바꿔 친환경 건물, 아름다운 건물에는 일반 용적률, 높이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바람길, 동물의 이동로, 식물 보존 등 모든 것을 고려해 도시형 주택을 짓는 도쿄처럼 면밀하면서도 세련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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