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서거 트라우마 있을 문 대통령에게 투신행위 연계는 가혹한 표현"

[공감신문] 바른미래당 이준석 서울 노원병(상계동) 당협위원장이 “문재인 재기해(성재기처럼 투신해)”라는 구호가 “별거 아니다”라는 신지예 녹색당 전 서울시장 후보에게 일침을 날렸다.

이준석 위원장은 신지예 전 후보가 리더라면, 돌출행동을 옹호하기보다 절제시켜야 했었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이준석 서울 노원병(상계동) 당협위원장

지난 7일 혜화역에서는 "남성무죄 여성유죄, 성차별 수사 중단하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에서 결성된 여성 단체 '불편한 용기'는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종로구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인근에서 '불법촬영 편파 수사 3차 규탄 시위'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종전처럼 주로 붉은 옷을 입고 마스크를 한 채 혜화역 인근 도로 4차선에 모여 앉아 불법촬영(몰카) 사건을 성별 구분 없이 엄정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집회 현장에서는 "불편한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여성 경찰 9대1로 만들어라", "이철성 명예 퇴임 기만이다", "여성청장 임명하라", "자칭 페미(니스트)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당장 제대로 된 응답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일부 참가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투신을 암시하는 “문재인 재기해”라는 구호를 외쳤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대하고 있다.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 몰카 사건 피해자가 남성이어서 경찰이 이례적으로 강경한 수사를 한다고 주장하는 시위대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

“재기해”는 지난 2013년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2013년 마포대교에서 투신한 것을 의미하는 표현인데, 일부 단체에서는 투신자살을 의미하는 용어로도 쓰인다.

대통령에 대한 과격한 용어가 집회에 쓰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각계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신지예 전 서울시장 후보가 해당 표현을 다른 의미로 봐야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신 전 후보는 이날 KBS1 ‘사사건건’에 출연해 “문재인 재기해”라는 구호가 논란이 되는 것과 관련해 “주최 측이 사용한 것이 아니라 일부 참가자들이 쓴 걸로 알고 있다. 여성들이 당해온 거에 비해 그렇게 큰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견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저런 퍼포먼스, 과격함이 과연 문제가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반문한 다음, “여성들이 왜 저렇게 밖에 할 수 없는지, 왜 공포, 분노를 느끼는지 잘 들여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주된 것은 성범죄와 성폭력을 없애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지예 전 서울시장 후보 / 고진경 기자

그러나 이준석 당협위원장은 신 전 후보의 발언이 적절치 못하다고 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신 전 후보 발언기사와 글을 올려 “나는 성재기 씨한테 맨날 욕을 퍼먹었던 사람이지만 그래도 사고로 세상을 떠난 분을 은어화하는 것은 정말 황당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게다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트라우마가 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성재기 씨의 투신행위를 연계하는 것은 특히나 가혹한 정치적 의사표현이라 본다”고 꼬집었다.

그는 “수만의 군중 속 무절제한 일부가 돌출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 건 인지상정이지만 그것을 옹호하거나 부추기기보다는 절제시키는 것이 리더의 역할일거다”라며 신 전 후보의 발언이 적절치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문재인 재기해”는 이 위원장 외에도, 문 대통령과 민주당 일부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거센 논란을 일으키는 중이다.

집회 주최 측은 이번 사안을 두고 “‘제기’는 사전적 의미다”며 ‘문제를 제기한다’는 뜻이라고 일축했다. 이는 “재기해”가 아닌 “제기해”였다며 논란과 선을 긋는 것이다. 

하지만 주최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재기해"라는 표현의 의미가 이미 확산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문제의 발언이 나온 집회에 참석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청원까지 올라와 수만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청원자는 “대통령을 모욕하는 언사와 피켓으로 가득 찬 시위였다”며, 정부 이념과 정책 방향에 어울리지 않는 정현백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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