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정치참여 기회 확대할 것”
정당공천, 순기능 살리고 폐해 고치는 대안 제기

  “‘올드보이 네트워크’라는 말이 있습니다. 고위직에 있는 남성들간 보이지 않는 울타리와 같은 의미로 여성의 유리천장 제거의 어려운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깨는 것보다 여성들도 서로에게 정보를 공유하는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항상 현장을 누비며 여성들에게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제 의정활동을 통해 많은 여성들이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함으로써 한 단계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류지영 의원(새누리당, 보건복지위원회)은 상임위 활동을 중심으로 여성들이 육아부담으로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보육환경 개선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 마련에 힘쓰고 있다. 특히 현재는 새누리당 중앙여성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으로서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그는 “여성후보의 확대를 위해 노력한 결과 이번 새누리당 공천기준에 ‘여성우선공천지역 확대’를 포함시킬 수 있었다”며 “오는 6·4 지방선거가 여성 정치참여 확대 기반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그동안 의정활동에 대한 소회를 전해주신다면.
  “등원 이후 유아보육전문가 출신 국회의원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새누리당의 총선·대선공약 중 보육과 육아분야를 담당했습니다. 보건복지위원회에만 머물지 않고 여성가족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등에서 활동했습니다. 국민건강과 행복 실현, 여성권익 신장 등을 위해 두루 활동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정부와 학계 전문가들과의 공청회, 관련 법안 발의 등 프로세스를 만드는 작업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6·4 지방선거에서 우수한 여성들이 소외받지 않고 정치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가 시기상조 아니냐’는 말씀도 하십니다. 우려하시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기에 다양한 논의를 통해 차근차근 해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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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공천제, 부정적인 면들만 부각되고 있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대한 고견을 전해주신다면.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해 여야가 상당히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폐지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정당공천제가 왜 만들어졌는지, 어떤 순기능을 갖고 있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정당공천제 폐지를 한다, 안한다’에 초점이 맞춰져 부정적인 면들만 부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당공천제는 한국의 정치역사에서 여성과 소수자들의 정치적 진출의 계기를 만든 제도입니다. 특히 3.2%(2002년)에 그쳤던 기초의원 여성비율이 21.6%(2010년)로 7배나 증가할 수 있었던 계기는 두 차례에 걸친 공직선거법 개정 때문입니다. ▲기초의회 정당공천제 도입 ▲비례대표제 신설 ▲비례대표 정당명부의 여성 50% 강제 등 여러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고 정치소수자에게도 문호를 개방하는 환경을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순기능을 무시한 채 정당공천제 폐지를 통해 중앙정치와의 단절과 지역 풀뿌리 정치의 활성화를 이끌어내려다 오히려 ‘내천관행’이 부활해 지역 풀뿌리정치가 퇴보하고 혼탁·불법선거 회귀 등의 부작용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우려하는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것은 아닌가’라는 것이죠. 그렇다고 정당공천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간과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정당공천제가 갖고 있는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아직 확정된 대안도 없이 폐지를 운운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약이니 무조건 이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정당공천제의 순기능을 살리면서도 폐해는 고치는 대안이 여야를 막론하고 제기된다면 언제든 이를 수용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정당공천제 폐지를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전해주신다면.
  “정당공천제의 순기능을 알리기 위해 새누리당 중앙여성위원회와 공동주최로 관련 정책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여성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가 어느 수준에 있는지 정확하게 살펴보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습니다. 두 분의 전문가와 함께 많은 여성분들을 모시고 다양한 의견을 나눴는데 특히 정당공천제 폐지가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방해하고 있다는 것에 의견을 함께 했습니다. 또한 현실적으로 실력있는 여성 후보자들이 배출돼도 현실정치 참여에 넘기 힘든 벽이 있다는 것에 공감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영유아보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합니다.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된 지 벌써 23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개정이 있었지만 불합리한 규제나 형평성에 맞지 않는 처벌 조항들이 일부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어린이집 원장 결격사유 중 ‘벌금형 또는 통고처분을 받은 사람은 2년간 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없다’는 조항입니다. 실제로 법을 적용하게 되면 어린이집 운영과는 무관한 도로교통법이나 형법 등을 위반해 벌금을 내는 경우나, 형이 확정되지 않아도 통보를 받은 경우에는 어린이집을 운영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죠. 반면 유치원은 직무와 관련된 범죄로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역할이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은 만큼 어린이집도 직무와 관련된 범죄로 일정 금액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로 한정하도록 법이 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 선생님들이 불합리한 규정으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국회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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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복지정책 조속히 마련돼야
-현재 여성복지현안에 대해 전해주신다면.
  “지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106주년을 맞이했습니다. 100년이 흘러도 여전히 상당수의 여성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성차별적 인식 ▲일과 가족의 양립 문제로 인한 갈등 ▲경력단절 및 경제활동 제약으로 인한 여성 빈곤 위험 ▲성범죄 노출 ▲여성의 경제 및 정치참여의 유리천장 등 여성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문제들이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과거에 비해 나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대한민국 여성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이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빈곤율은 18.4%로 남성보다 1.3배에 달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여성의 빈곤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65세 이상 74세 미만 남성의 빈곤율은 34.34%인데 여성은 57.7%로 절반 이상이 빈곤층에 속해 있습니다. 결혼 후 여성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못함에 따라 국민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여성도 63.9%로 남성의 95%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성들이 겪는 문제가 원인이 돼 여성빈곤문제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들을 우리가 간과하지 않고 실타래 풀 듯 하나씩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작은 여성의 생애별 주기를 중심으로 여성복지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전해주신다면.
  “현재 유아교육·보육의 발전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법 개정과 유보통합, 보육료 인상 등 유아교육·보육현장을 개선하기 위한 현안들이 많습니다. 남은 임기동안 부조리와 차별없이 관련 정책과 법안을 만들고 예산을 확충하는 데 노력할 계획입니다. 특히 여성공천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는데, ‘여성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동력이 되기 위해 무엇이 선행돼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되곤 했습니다. 이는 결국 여성의 지위 향상이 선행돼야 해소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동안 여성지위 향상을 위한 중요 여성정책은 항상 주요선거를 앞두고 여성유권자의 표를 의식해 급하게 추진돼 왔습니다. 이런 경향은 여성정책의 부실함을 강화시켜 ‘여성지위 향상’이라는 목표에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여성에 대한 국민적인 의식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미디어나 SNS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정치와 경제, 사회 부문의 여성 참여와 역할을 지속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여성 참여의 중요성을 알리고 인식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실현하고자 합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문제와 해답을 찾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당장 계획에 없는 일이라 할지라도 현장에서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입니다. 앞으로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시다면.
  “최근 보건·복지와 관련한 문제들로 인해 국민들께서 많은 우려를 하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초연금·기초생활보장제도 등 생활이 어려운 분들을 위한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안정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지 많은 분들이 제게 문의를 하시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국민들을 위한 결과를 만들겠다’고 말씀드립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들에게 근심을 끼쳐 드리고자 하는 정치인은 없습니다. 더 좋은 것을 드리고, 보다 나은 것을 마련해드리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합니다. 물론 이 과정 중에 정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보건·복지는 국민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닿아있는 부분으로 정쟁으로서 해결할 수 없음을 국회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아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치는 부분은 분명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적극적으로 국회에 의견을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류지영 의원>
-1950년 3월 4일 출생
-경북 원화여고 졸업
-숙명여대 생활미술학과 학사
-숙명여대 대학원 유아교육과 석사
-유아림 대표이사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서울지회장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여성분과위원장
-한국유아교육인협회 회장
-숙명여대 총동문회 회장
-새누리당 중앙여성위원회 수석부위원장
-現 제19대 국회의원(초선, 비례대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새누리당 원내부대표
     새누리당 중앙여성위원장, 중앙윤리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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