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송환 준비미흡 양해 조치...5년여만에 소통창구 마련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6.25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를 송환하기로 했다.

[공감신문] 북한이 6.25전쟁에서 전사한 미군의 유해송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판문점 유엔군사령부 직통전화 연결을 요청하면서 북미군 간 소통채널이 열렸다.

13일 외교계 관계자는 “북한이 12일 오전 연락채널로 유엔사와 직접 연결하는 전화회선을 다시 연결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며 “이를 유엔사에 전달하고 기술적 준비를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북한군과 유엔사 직통전화는 각각 북측 통일각과 유엔사 일직 장교 사무실에 놓여있다. 직통전화는 북한이 지난 2013년 정전협정 무효 선언과 함께 일방적으로 끊겼다.

유엔사는 북한군에 전달할 내용이 있을 경우 판문점 군사분계선(MDL) 근처에서 핸드마이크를 사용했다. 실제 지난달 유해송환에 사용할 나무관 100여개가 판문점에 도착했을 때도 이같은 방법으로 북측에 알렸다.

지난 4월 24일 오후 동작동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서 6·25 전쟁 미군 유가족이 눈물을 닦고 있다.

북한군은 직통전화 연결 후 유엔사 측에 연락한 후 준비 미흡으로 북미 유해송환회담 참석이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 동시에 회담의 격을 올려 장성급 군사회담을 15일에 열자고 제안했다.

관계자는 “북한이 유해송환을 위한 준비가 안 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언급한 12일이 닥치자 다급하게 미군 측과 연락하기 위해 이번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5년여간 끊겼던 직통전화 복구는 북미 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유엔사 사령관이 주한미군 사령관이나 마찬가지기에 이번 조치는 양국 군사 소통채널 복원이나 다름없다.

북한은 미군과 유해송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사 직통전화 연결을 요청했다.

대북 전문가는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유엔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관리를 위해 북한과 유엔사 직접소통은 중요하다”며 “이번 직통전화 재개통은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조성된 한반도 상황관리에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유해송환뿐만 아니라 앞으로 비핵화 과정에서 미군이 개입해야 할 조치가 많다”며 “6.12 공동성명을 이행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측은 북한의 장성급 회담을 수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오늘 낮에 북한이 오는 15일에 회담을 갖자고 제안했다”며 “우리는 회담 준비가 돼 있을 것이다”고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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