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회의서는 ‘온순한’ 모습보인 트럼프 향해 “두 얼굴의 트럼프 목격했다”고 보도

미국 CNN방송이 나토정상회의에서 '두 얼굴의 트럼프'를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공감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 대한 방위비 증액을 적극 강조하는 가운데,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쇼’에 불과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이러한 사실을 전하며 ‘두 얼굴의 트럼프를 목격했다’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는 동맹국들에 ‘미국의 안보능력에 무임승차 하고 있다’고 거세게 몰아붙이다가도,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면 ‘온순 모드’가 됐다는 것이다.

외교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양면적 태도가 동맹국들의 화를 더욱 돋웠다고 전했다.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 그는 나토 정상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작은 나토 동맹국들의 미국산 무기 구매를 도와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11~12일 열렸던 NATO 정상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주장한대로 ‘동맹 때리기’ 무대였다.

그는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과의 조찬회동에서 공개적으로 러시아산 가스 도입을 촉진하는 독일을 ‘러시아의 포로’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막아내야 할 사람으로부터 에너지를 받는 나라가 있는데도 어떻게 (나토가) 함께할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우리는 스스로 정책을 결정한다”고 점잖게 반응했다.

하지만 일부 외교관은 메르켈 총리는 외교적 어법을 벗어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처음에는 격노했다고 설명했다. 

미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의 배리 파블 선임 부회장은 "독일은 북한이 아니다.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대해 구사하는 전술을 미국의 최대 우방인 독일에 대해 써서는 안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벼랑 끝 전술'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공개적인 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즉각 늘리지 않으면 미국이 나토에서 탈퇴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비공개로 진행된 나토 정상들과의 전체 회의에서는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방위비 문제에 대한 불만과 초조, 실망감까지 표현했지만 공격적이지 않고 오히려 조용한 쪽이었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나토 회원국에게 원하는 것은 ‘더 많이 방위비를 분담하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위협적인 말투는 아니었다. 한 외교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조심스럽게 행동했다”고 표현했다.

비공개 회의에서는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폭풍 비난’에 시달렸던 회원국 정상들이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4%까지 올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거부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조성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외교가는 “트럼프의 공격적 언사는 ‘쇼(show)’이며, 자신을 비추는 언론매체 카메라에 불이 켜지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국민을 ‘관객’으로 의식하고 행동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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