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샤오미에 밀려 올 상반기 판매 100만대 미만…인도 소비자들 ‘가성비’ 중시해

애플이 인도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채 갈수록 궁지에 몰리고 있다.

[공감신문]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 애플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샤오미, 삼성전자, 오포, 비보 화웨이 등 5개 회사가 77%를 점유하고 있다. 점유율 1위는 31%의 샤오미이며, 삼성의 점유율은 25%로 뒤를 잇고 있다.

반면 애플은 갈수록 궁지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2%(320만대 판매)에 불과했으며, 올 상반기에는 100만대도 채 팔지 못했다.

조사회사인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닐 샤 책임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아이폰 판매가 하반기에 강세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상반기 판매는 매우 부진하다. 올해 판매는 지난해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현재 인도시장에서 아이폰6, 아이폰SE 등과 같은 저렴한 구형 모델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5월 애플의 팀 쿡 CEO는 투자자들과의 콘퍼런스 콜에서 “인도의 성공한 야심 찬 젊은이들이 사회경제적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서 이들이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라며 향후 인도시장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종 “인도는 ‘넥스트 차이나’”라며 긍정적 평가를 해왔지만, 애플의 판매량을 봐서 아직 현실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애플이 판매 부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인도 현지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중추 임원들의 사퇴도 계속되고 있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판매 및 유통 책임자, 상업 채널 책임자, 통신사 판매 책임자 등 인도 지사 임원 3명을 전격 교체했다. 애플 인도 영업팀의 한 관계자는 “회사가 현재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IT 매체들은 애플의 인도 구조조정과 관련해 "인도에서 바라는 만큼 일이 진행되지 않았음을 뜻한다"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인도 애플 임원들의 ‘엑소더스(exodus‧탈출)’는 해외에서 제작된 아이폰에 대한 높은 관세로 가격이 비싸지면서 몇 세대 전 구형 아이폰 모델에 의존하고 있고, 인도 소비자들이 값싼 삼성전자나 샤오미 제품을 선호하면서 빚어진 곤경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샤 연구원은 “지난해 중반 뒤늦게 인도시장에서 활동을 강화하기 시작한 애플이 앱 가속기와 매핑 개발 센터 등을 설립하고 일부 구형 모델을 조립하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몇 년간 애플의 (인도시장에 대한) 무관심으로 안드로이드폰에 시장을 선점당하면서 이용자 기반과 충성도를 얻기 힘들어진 애플은 인도시장에서 ‘캐치-22(진퇴양난의 딜레마’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경쟁작 대비 아이폰의 가격은 턱없이 높았다. 아이폰X의 경우 인도에서 1450달러(한화 약 141만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이는 타 스마트폰 가격의 5~10배에 달한다.

인도 시장에서 스마트폰 최대 구매 요인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알려졌다. 5년 넘게 인도 내 판매량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는 가성비 요인에서 지난해 4분기 이후 샤오미에게 밀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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