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중국과 미국이 무역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유럽연합(EU)에 ‘동맹’을 제안했지만 EU측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16~17일 베이징에서 열릴 중국‧유럽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미국의 무역전쟁에 반대하는 강력한 연합전선을 형성하길 원하지만, EU 측은 별로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EU 자문기구인 유럽경제사회위원회(EESC)의 루키 자히에르 대표는 “EU는 중국과 힘을 합쳐 미국에 대항할 생각은 없다”라고 밝혔다.

중국‧유럽 정상회의에는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 의장,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참가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들과 만나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자히에르 대표는 “EU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반대하지만,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적절한 대응이 아니다. 미국은 유럽에 여전히 중요한 정치적, 경제적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격적인 행동에 공격적인 행동으로 맞대응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U는 이미 과거에 그러한 정책들로 인해 끔찍한 결과를 맞았고, 그로부터 교훈을 얻었다”라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끔찍한 결과’는 제1차 세계대전 후에 미국과 유럽 각국이 경쟁적으로 보호주의 무역정책을 채택했다가, 세계 경제의 침체를 초래해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진 것을 말한다.

자히에르 대표는 중국이 시장 개방을 확대할 것도 촉구했다.

그는 “EU는 중국에 두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이지만, EU가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는 여전히 무수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도 공정한 경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EU는 중국 기업들에 시장을 개방하지만 중국은 EU 투자자들에게 그렇지 않다. EU 기업들은 중국에 진출할 때 ‘닫힌 시장’에 부닥친다. 우리는 중국이 바뀌기를 희망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과 미국, 그리고 EU는 모두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으로서 그 규칙을 따를 의무가 있다. 미국과 중국이 이에 기초해 서로 간의 의견 차이를 조정하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자히에르 대표는 미국의 EU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에 강력하게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유럽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다면 우리도 EU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다. 우리는 불공정한 조치로 수천 개의 일자리가 위협에 직면하는 등 우리의 산업이 타격을 받는 것을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다. 무역전쟁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에 맞서는 것과 같으며 이러한 일방주의 정책은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단기간에 끝날 싸움이 아니라며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16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사설을 통해 “중미 무역전쟁의 불가피성과 지속성을 인식해야 하며 짧은 시간 내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는 환상을 품어서는 안 된다. 현재 중국은 비분강개한 군대며 미국은 교만한 군대이므로 무역전쟁이 전면적으로 시작되면 중국 피해는 예상보다 적고 미국 피해는 경악할 정도가 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논평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무역전쟁을 일으킨 상황에서 중국이 어쩔 수 없이 반격하고 WTO에 제소하면서 국제 도의에서 주도권을 선점했다. 중국은 거대한 국내 시장과 발전 잠재력이 있어 외부 충격에 맞설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의 반격 조치는 미국을 아프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중앙(CC)TV 역시 “미국의 무지막지한 행위는 국제경제질서를 심각히 파괴하고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불안요소를 증가시켰다. 미국에 대한 규탄과 반격을 멈춰서는 안 되며 구체적인 피해를 계산해 대외 반격조치를 치밀하게 세워야 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