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마녀사냥 수사가 우리를 갈라놓았다...정말로 애석한 일"

트럼프 대통령이 로버트 뮬러 특검을 거론하며 "가짜 마녀사냥"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감신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 검사가 "미국과 러시아 사이를 이간질 했다"라고 주장했다.

1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우리는 방금 그 쐐기(이간질)를 없애버렸을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초반에 "그들(뮬러 특검팀)은 가짜 마녀사냥을 했다. 정말로 애석한 일이다. 우리(미국과 러시아)는 훨씬 더 도움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앤드루 매케이브 전 부국장, 피터 스트르조크 수사관 등을 실명으로 거론하며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사흘 전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민주당 조직을 해킹한 혐의로 12명의 러시아 정보요원이 기소된 것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기소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격노했다. 대선 당시 절대로 공모가 없었다고 했다"라며 푸틴을 대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개입 의혹을 거듭 부정하는 푸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뮬러 특검팀의 입회 하에 러시아 검사들로 하여금 기소된 정보요원들을 심문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멋진 생각이다. 하지만 그들(뮬러 특검팀)이 거기에 가기를 원할 거라고 생각하느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실현 가능성에 대해 지적했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대해 "매우 긴 만남이자 좋은 만남이었다. 우리 둘과 통역들만 있었다. 회담이 끝날 때 우리는 여러 좋은 결론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늘 현재 우리는 러시아와 아주 잘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 전까지 우리 사이는 끔찍했다. 우리 사이에는 잠재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가 언급한 잠재적인 문제에서는 러시아의 대선개입 의혹도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최대 이슈를 묻는 질문에는 '핵확산 문제'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이 전 세계 핵무기의 90%를 차지한다. 가짜 마녀사냥 수사가 우리를 갈라놓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구 온난화가 우리의 최대 문제라고 말했다. 나는 아니라고 말하겠다. '핵 온난화(nuclear warming)'가 우리의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핵 온난화는 핵확산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인터뷰한 매체인 폭스뉴스는 친(親) 트럼프 성향인 보수 매체로 꼽힌다. 이 매체는 미러 정상회담 후 푸틴 대통령과도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그에게 민감한 질문을 던져 이목을 끌었다.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 후 인터뷰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크리스 월리스 미 폭스뉴스 진행자의 모습.

폭스뉴스의 진행자 크리스 월리스는 푸틴 대통령에게 '영국에 있던 전직 러시아 이중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독살 기도 사건', '러시아 야권 지도자였던 보리스 넴초프의 2015년 암살 사건'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에게 "푸틴 대통령의 정적들은 왜 그렇게 많이 공격을 받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우선 우리 모두가 많은 정치적 라이벌을 갖고 있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많은 정치적 라이벌이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월리스가 끼어들어 "하지만 그들이 죽음으로 끝을 맺진 않는다"고 지적하자 푸틴 대통령은 암살된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과 흑인 인권운동 목사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를 거론하며 "우리 모두 고유의 국내 문제들을 갖고 있다"고 답변을 이어갔다. 

그는 "국가로서 러시아는 성숙해지는 중이고 일부 부작용도 있다. 스크리팔 사건의 경우 최소한 그에 관한 문서나 증거를 받아봤으면 좋겠지만 아무도 우리에게 준 적이 없다. 러시아의 미국 선거 개입 의혹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폭스뉴스의 인터뷰를 "트럼프 대통령이 애청하는 케이블 채널의 진행자가 푸틴 대통령과 수완 좋게 언쟁을 벌였다"라면서 소개했다.

그러면서 "미국 모든 관료가 (미러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사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압박을 가하길 거부했지만, 다행히도 폭스뉴스의 크리스 월리스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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