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세 외교’ 논란 의식한 듯 강경한 태도 보여

트럼프 대통령이 '저자세 외교' 논란을 의식한 듯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에 푸틴 대통령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공감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옹호했다가 ‘저자세 외교’라며 역풍을 맞은 뒤 “실언 탓”이라는 머쓱한 해명을 내놓았다.

해명을 낸 지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개입 문제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CBS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왜냐하면 그가 나라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그는 정상회담 당시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향후 미국 선거에 개입한다면 참지 않겠다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것(선거개입)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그에게 알렸다. 우리는 그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그럴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문제 삼지 않고 오히려 푸틴 대통령을 옹호하는 등 저자세를 취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반역적'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고, 미국 언론들은 앞다퉈 트럼프 대통령이 반역적인지 아닌지를 놓고 '진지한' 법률 해석까지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는 ‘저자세 외교’, ‘푸틴 감싸기’ 등의 비판이 제기된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공동회견에서 “나는 러시아가 왜 2016년 대선을 방해하려고 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개입한 게) 아니라고 했다. 개입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미국 대선 개입 결론을 이미 내린 미국 정보당국보다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를 더 신뢰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의 행동(개입)이 선거결과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여러 번 말했듯이 러시아가 2016년 선거에 개입했다는 정보당국의 결론을 받아들인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러시아가 저질렀다(it would)’는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다’는 문장이 아니라, ‘러시아가 저지르지 않았다(it wouldn't)’는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다’는 이중부정 문장이었어야 했다”라며 자신의 발언은 실언 탓에 빚어진 해프닝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NO' 발언에 미국 언론들은 "'러시아 위협'을 우려하는 정보기관의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반박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 논란성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취재진이 ‘러시아가 미국을 여전히 겨냥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질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고개를 저으면서 “아니다(NO)”라고 답했다.

그의 주장은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입장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코츠 국장은 미‧러 정상회담 이후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2016년 대선에 개입했다는 우리의 평가는 분명하다. 러시아는 지속해서 우리의 민주주의에 침투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코츠 국장은 미국의 디지털 인프라가 다양한 공격에 도출됐다면서 최대 위협으로 ‘러시아’를 지목해왔다.

논란이 한층 증폭될 조짐을 보이자,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니다(NO)’ 발언은 더 이상 답변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진화에 나섰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더는 질문들에 답하지 않겠다’라고 말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는 러시아가 과거처럼 미국의 선거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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