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누리꾼들 SNS서 미국 향한 비판 쏟아내… “美, 한국보다 10배 중요”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사용할 카드가 제한적인 중국이 중국인들의 분노가 자칫 미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공감신문]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들은 SNS를 통해 미국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었다. 

몇몇 누리꾼들이 ‘불매운동’을 선동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중국 관영 매체는 이를 경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사용할 카드가 제한적인 현재 상황에서 불매운동이 일어난다면 상황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9일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누리꾼들은 중미 무역분쟁의 결과와 파급효과에 관해 SNS에서 열띤 토의를 벌이며, 중국에 대한 지지와 자신감을 보였다”라고 보도했다. 

군사평론가 다이쉬(戴旭)는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중국은 과거에 일본인 침략자도 두려워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트럼프를 두려워하겠느냐. 싸우자. 그가 중국의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라고 선동하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시작된지 2주가 지나면서 SNS를 통해 미국에 대한 중국인의 악감정이 표출되고 있다. [Photo by Craig Nagy on Flickr]

민족주의 성향의 파워블로거 쓰마핑망은 “중국의 경제·군사·기술적 힘의 굴기(堀起)가 미국을 위협하면서 전쟁은 불가피하다. 중국과 미국이 장기간 경제적으로 협력해 왔으나 두 나라는 본질상 이념, 정치체제, 문화적으로 이질적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중국 누리꾼은 1세기 전 제국주의 침략과 무역전쟁을 비교하며 “이번 무역갈등은 중국의 힘을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글로벌타임스는 “많은 사람이 평정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엔 다른 나라가 중국과 정치적으로 충돌할 때 벌어진 대규모의 불매운동이 발생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또한 전문가의 견해를 통해 지난 40년간 깊어진 중미 관계로 인해 대규모 불매운동이 발생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맹목적 애국성향의 상당수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과 정치적 갈등을 겪는 국가에 대한 불매운동을 조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내부적으로 시진핑 체제의 권위와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미국과 주변국을 상대로 대외 강경노선을 추진하다가 결국 무역전쟁을 촉발했다는 내부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8년 파리에서 베이징(北京)올림픽 성화 봉송이 티베트분리주의 옹호자에 의해 방해를 받자 성난 중국인 누리꾼들은 어처구니없게 중국 내 프랑스계 대형마트 까르푸에 대한 불매운동을 촉구했다.

2016년에는 국제재판소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거부하자, 일부 누리꾼은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며 일부 도시에서 미국 패스트푸드점 KFC에 대한 불매운동을 진행했다.

아울러 지난해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는 한국산 제품‧관광‧ K팝스타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쓰마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중요성은 한국의 10배에 달한다. 마음에 내키지 않지만 미국의 영향력이 현실적으로 있고, 불매운동하기가 어렵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부 민족주의자의 분노가 중국 누리꾼·소비자 주류로 확산되지 않았고 미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확대되지도 않았다. 중미 간 무역관계가 밀접해 양국 이익을 구분하기 어렵고 지난 40년간 미국이 모든 면에서 중국에 큰 영향을 끼쳐 불매운동은 비현실적이다”라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사태 등에 따른 소비자 불매운동 과정에서 중국 관영매체의 편향된 보도행태 영향도 따져봐야 한다. 일부 누리꾼의 선동 결과로 보면 진실의 일부를 놓칠 우려가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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