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1사단 항공대 전역병사 기체결함 증언...‘언젠가 사고 난다’ 간부대화 들어

18일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 비행장 활주로에 추락한 해병대 상륙기동 헬기 '마린온'이 산산조각이 나 있다.

[공감신문] 시험비행 도중 추락으로 5명의 사상자를 낸 해병대 ‘마린온’ 헬기가 매일 정비를 받을 정도로 잦은 결함을 일으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증언에 따르면 헬기는 본연의 임무를 다른 헬기가 대신 수행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으며, 실제 임무를 위해 비행을 한 횟수도 손에 꼽을 정도라고 알려졌다.

20일 한 달 전 사고가 발생한 해병대 1사단 항공대에서 헬기 이착륙 시간을 상급부대에 보고하는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힌 모 병사는 이같은 내용을 증언했다.

18일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 비행장 활주로에 추락한 해병대 상륙기동 헬기 '마린온'이 산산조각이 나 있다.

병사는 “헬기사고가 났다는 보도를 보고 바로 2호기(사고헬기)라고 생각했다”며 “점검 시 1호기는 괜찮았지만, 2호기는 정비사가 거의 매일 정비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2호기는 결함으로 거의 비행하지 못했다”며 “1호기가 대신해서 비행임무를 수행하곤 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2호기는 덜덜 떨리는 진동문제가 있었다”며 “간부들끼리 ‘언젠가 2호기는 사고가 나겠다’라는 이야기를 주고받는 걸 들었다”고 설명했다.

증언이 사실일 경우 사고 원인은 ‘설계불량’보다 ‘기체결함’ 쪽으로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병대 조사위원회는 두 가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다각적인 조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날 군 관계자는 “해병대 마린온의 원형인 수리온 헬기가 지난 2012년 전력화된 이후 이런 유형의 사례는 처음”이라며 “기본설계 결함이나 장비결함을 집중적으로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오후 4시 45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 비행장 활주로에서 추락한 해병대 상륙기동 헬기 '마린온'의 메인 로터(회전날개) 모습

이미 군은 기체가 시험비행 전 심각한 ‘진동현상’으로 정비를 받았다는 점에 주목하며 ‘자동진동저감장치’에 이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군 관계자들에 의하면 자동진동저감장치는 헬기 진동현상을 막아준다. 저감장치에 결함이 발생하면 기체 전체가 영향을 받고 폐쇄회로(CCTV)에 찍힌 사고 모습처럼 주회전날개가 뜯겨져 나갈 수 있다.

해병대는 이같은 정황과 다양한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염두에 두고 원인을 규명해 나갈 방침이다.

20일 해병대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조사위원회는 기초조사를 완료한 후 정밀분석과 사고원인 도출과 검증으로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며 “다양한 가능성을 보고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치의 의혹이 없도록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사고를 규명하겠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