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기온 '글로벌 문제'…원인, 지구온난화 속 제트기류 약화·북대서양 수온변화 꼽혀

23일 오전부터 기온이 32도에 달하는 등 무더위가 이어가고 있다. 현재 지구촌 곳곳이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극단적 기상의 유력한 원인으로 기후변화가 꼽히고 있다.

[공감신문] 전국에 폭염 경보가 내려지며 숨 막히는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북유럽, 아프리카까지 역대 최고 기온이 이어지는 등 전 세계가 불볕더위에 신음하고 있었다.

이렇듯 극단적 기상의 유력한 원인에 대해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악영향'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현재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 고온 현상을 보이고 있었다.

일본에서는 전날인 22일에도 많은 도시가 40도에 근접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 21일 하루에만 노인을 위주로 최소 11명이 사망했으며, 도쿄에서 구급차 출동 횟수가 하루 기록으로 최고인 3091회에 달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도 지난 7일 밤 최저기온이 26.1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서 7월 중 가장 더운 여름밤 기록을 세웠다. 이튿날 시카고는 48.9도, 데스밸리는 52도까지 올랐다.

'오늘의 기후 지도'서 벌겋게 불타는 지구 [미국 메인대학 기후변화연구소 제공]

북극권을 끼고 있어 평소 무더위가 거리가 멀어 보였던 북미, 북유럽 역시 이상 고온과 가뭄으로 인해 신음하고 있었다.

지난해 캐나다는 여름에 기온을 30도 이상 넘긴 날이 고작 9일이었지만, 올해는 이미 18일을 넘겼다.

스웨덴은 최근 1세기 동안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 중이다. 농민들은 가축들을 먹일 건초가 남아 있지 않자 가축들을 살처분하고 있다.

스웨덴 정부는 전국적으로 들불이 50건 이상 이어지자 이례적으로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추운 날씨와 눈으로 잘 알려진 스웨덴으로서는 전례 없던 들불에 대응하기 쉽지 않았던 것이다.

아프리카는 최고 기온을 경신하고 있었다.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 위치한 알제리의 우아르글라 기상관측소에 따르면 기온은 51.3도로,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을 봤을 때 폭염은 특정 지역이 아닌 지구 광범위한 지역의 문제였다. 과학자들은 이상 기온이 '글로벌' 문제라며 심각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었다.

학자들은 탄소 배출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기온 증가분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폭염은 더욱 넓은 지역에서 더 자주 나타날 것이며 강도도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폴란드 농업부는 이례적인 봄 가뭄으로 9만1000개 이상의 농장이 큰 손해를 입었다며 유럽연합(EU)에 재정 지원을 요청했다.

최근 몇 주간 극단적으로 기온이 오른 것에 대해서는 '제트기류'가 언급됐다.

댄 미첼 영국 브리스톨대 교수는 "지금은 제트기류가 극단적으로 약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제트기류는 지상으로부터 10㎞ 상공에 위치한 것으로, 통상 북극 둘레를 시계 방향으로 강하게 불면서 종종 강한 바람을 만든다.

미첼 교수는 "바람이 없고 맑은 날씨가 지표를 달구는 까닭은 제트기류가 약화한 결과로 고기압이 한 곳에서 장기간 머물고 있어서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대서양 진동(AM)'이라 불리는 해수면 온도 변화가 꼽혔다. 대서양 진동이란 수십 년을 주기로 대서양 표면이 따뜻해졌다가 차가워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원인은 일반적으로 해류의 변화가 거론되고 있다.

영국 기상청의 애덤 스케이프 교수는 "지금 날씨는 1976년과 매우 비슷하다. 그해 영국의 날씨는 20세기 들어 가장 건조하고 뜨거운 더운 여름이었다. 당시 대서양 수온이 지금과 비슷하고, 제트기류가 변하지 않으면서 장기간 여러 지역에서 고기압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976년과 올해에는 '기준치'가 다르다는 큰 차이가 있었다. 1976년 이후 탄소 배출량이 증가하면서 지구 온난화는 수십년 간 진행됐고, 이는 지구 기온의 기준치 자체를 올려놨다. 그러면서 제트기류 변화 등이 40년 전과 비교해 더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됐다는 것이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의 매슈 로젠크런스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금과 같은 폭염이 과거보다 더 자주 나타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