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담당 편집자로 채용돼… NYT "그의 용기와 선명함 신문의 페이지로 가져올 것"

미국 내 미투 운동을 촉발한 수전 파울러가 NYT에 입사한다.

[공감신문] 우버 내 성희롱을 폭로해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을 촉발한 수전 파울러가 뉴욕타임스(NYT)에 입사했다.

23일(현지시간) NYT는 수전 파울러를 샌프란시스코 주재 IT 담당 편집자로 채용한다고 발표했다.

매체는 보도자료를 통해 "수전 파울러는 기술이 우리의 문화와 경제, 인간관계, 정치, 놀이 등을 형성하는 모든 방식에 대한 기사를 감수하는 책임을 지게 될 것이며 때로는 직접 글도 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9월부터 그는 자신의 용기와 선명함, 도덕적 목적을 우리 신문의 페이지로 가져올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파울러는 2015년 1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우버 엔지니어로 근무하며 겪었던 성희롱 경험을 자신의 블로그에 폭로했다. [수전 파울러 트위터 캡처]

지난 2017년 2월 수전 파울러는 우버의 전직 엔지니어임을 밝히며 '우버에서의 매우 이상했던 한 해를 회고하며'라는 블로그 글을 게재했다.

당시 글에서 파울러는 우버의 매니저가 '성관계를 갖자'라는 문자를 보냈던 점, 이를 인사팀에 고발했지만 '매니저는 매우 실적이 뛰어난 사람'이라며 팀을 떠날 것을 제안받았다는 사실 등을 폭로했다.

그의 글이 공개되자 NYT는 우버 전 현 직원 30명에 대한 심층 인터뷰 기사를 진행했고, 그동안 소문으로 나돌던 우버의 '직장 내 성희롱'과 '남성중심 문화'를 확인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논란이 커지자 우버는 대대적인 내부조사를 진행했고 성희롱과 연관됐던 직원 20명을 해고했다. 또한 성희롱 사내문화를 방관하고 조장했던 우버의 창립자 트래비스 칼라닉도 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만들었다.

그의 폭로 이후 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성폭력이나 성희롱 피해를 당한 사실을 알리자는 취지에서 '미투' 캠페인을 시작했고, 사회 전 분야로 빠르게 확산된 것이다.

미투 운동은 성폭력을 폭로하는 창구로 이용되면서 미국, 한국 등 전세계적으로 번졌다.

지난해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투 캠페인을 촉발한 수전 파울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당시 FT는 "파울러는 여성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도와준 내부고발자였다. 그는 직장 내에서 여성들이 대우받는 방식을 변화하게 한 캠페인을 촉발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울러가 블로그에 폭로할 때만 해도 우버의 성희롱 스캔들은 매우 동떨어진 사건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파급효과는 곧 한 회사를 넘어섰다. 많은 여성이 공개적으로 성희롱과 성폭력 피해 경험을 털어놓았고, 가해자들에게 전에 없던 결과가 나타났다"라고 덧붙였다.

수전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여성들은 너무나도 오랫동안 목소리를 내왔지만 이를 믿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그동안 가해자들에게는 어떠한 결과도 없었지만 올해는 그것이 완전히 바뀌었다"라고 말했다. 

수전 파울러는 실리콘 밸리 여러 IT기업에서 엔지니어 경력을 쌓아왔으며, 가장 최근에는 스트라이프 지의 IT 담당 기자로 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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