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 데 있는 다정한 정보’...감기와 비슷한 증상·냉방환경 개선 중요

[공감신문] 사람은 물론 동물까지 제정신을 차리기 힘든 역대 수준의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믿으실지 모르지만, 식을 줄 모르는 불볕더위에 여름철 불청객 모기마저 흡혈 대신 여름잠을 선택한단다.

다만 만물의 생존본능마저 누그러트리는 무더위는 우리를 위협하지 못한다. 우리에게는 에어컨, 냉풍기, 선풍기, 에어 서큘레이터를 비롯한 각종 냉방기구가 항상 곁에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 위협적인 건 매달 받게 되는 전기요금 통지서일 뿐.

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우리는 냉방기구를 더욱 강하고 길게 가동한다. 그래서일까. 옛말에 ‘여름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말이 무색해졌다. 꼭 여름 감기가 아니더라도 이와 비슷한 ‘냉방병’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매년 지구의 온도가 높아진다는 말이 마음속에 와닿지 않을 정도로, 이제는 냉방병이라는 단어가 익숙하다. 상황은 다르지만 마치 ‘햇님과 바람’이라는 동화가 연상되는 나날이다. 더위가 강해질수록 실내 온도는 내려가고 그로 인해 냉방병 환자가 속출하니 말이다.

무더위로 인해 냉방기구 가동이 늘고 과도한 냉방으로 인해 냉방병에 걸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전기세는 덤이고. / photo by rockriver on flickr

냉방병은 말 그대로 냉방기구로 인해 낮은 실내에서 오랜 기간 생활하면 걸리는 ‘증상’이다. ‘병’(病) 이라는 단어가 있어 혼동할 수 있는데, 냉방병은 의학적으로 명확히 정의된 병이 아니다.

크게 냉방병의 원인은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대다수가 흔히 알고 있는 ‘실내외 온도 차’다. ‘레지오넬라 균 감염’ ‘밀폐건물 증후군’도 냉방병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우리 몸은 어떤 외부환경에서도 점차 적응하며 몸의 기능을 원활히 하려는 본능이 있다. 하지만 요즘처럼 밖은 푹푹 찌는 무더위가, 안은 냉방기구로 인해 시원한 환경이 조성되면 몸의 자율신경계가 급격한 온도차에 적응하지 못한다.

통상 몸이 변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일주일에서 이주일가량 시간이 필요한데, 이같은 적응 기간을 갖지 못해서 발생하는 게 바로 냉방병이다. 즉, 냉방병은 몸의 자율신경계의 부적응으로 인해 발생하는 포괄적인 증상이다.

냉방병은 실내외 급격한 온도차로 몸이 적응하지 못했을 때 흔히 발생한다. / Pixabay CC0 Creative Commons

이밖에 냉방기구에 번식한 레지오넬라균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을 감염했을 때, 밀폐된 공간에서 냉방기구를 계속 가동해 축적된 유해물질에 오랜 기간 놓였을 때도 냉방병과 유사한 증상을 호소할 수 있다. 

냉방병에 걸리면 흔히 두통, 재채기, 전신피로, 근육통, 권태감, 복통, 소화불량 등 감기나 몸살에 걸렸을 때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지속해서 냉기가 몸에 닿거나, 열대야로 인해 숙면을 취하지 못해 호르몬 분비가 불균형해졌을 경우 무릎, 발목 등 관절에서 고통을 느낄 수 있다. 낮에는 냉기, 밤에는 더위에 노출되는 상황이 길어질수록 통증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남성보다 여성이 냉방병에 더욱 취약하다. 실제 중앙냉난방 시설에서 생활하다 보면 남성보다 여성이 추위를 호소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여성이 냉방병에 걸리면 신체리듬이 깨져 생리가 불규칙해지거나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다.

남성보다 여성이 냉방병에 취약하다. / Pixabay CC0 Creative Commons

냉방병을 사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 온도를 몸이 적응하기 쉽도록 맞추는 게 중요하다. 실외가 아무리 덥더라도 실내와 온도가 5~6도 이상 차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적정 실내온도는 24~27도 사이다.

여러 사람이 근무하거나 중앙냉난방 시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경우, 에어컨의 공기가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추위를 많이 탄다면 긴소매 옷을 준비하도록 하자.

더운 공기가 들어온다고 밀폐된 환경을 오래 조성하는 건 건강을 해치기 딱 좋다. 미세먼지량을 고려해 환기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최소 2시간에서 4시간에 한 번 5분 이상 환기를 해주도록 하자. 적절한 환기 시간은 오염물질이 정체되지 않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9시 사이다.

환기는 오염물질이 축적되는 시간을 피하는 게 되도록 좋다. / Created by Vectorpocket on Freepik

냉방기구 관리도 중요하다. 에어컨 내 해로운 균이 서식하지 않도록 최소 2주에 한 번 필터를 청소를 해줘야 한다. 에어컨에 균이나 곰팡이가 서식할 경우 가동 시 공기 중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

밤새 지속되는 열대야로 잘 때도 냉방기구를 켜놓는 경우가 많은데, 바람이 몸을 향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얼굴과 배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면 중 장기와 근육에 찬 기운이 닿게 되면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한다.

이외 과로, 과음, 수면부족 등으로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냉방병에 취약해질 수 있으니 항상 몸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도록 스스로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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