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열린 간담회 송 장관 발언 모두 담겨, 민 대령 폭로한 기무사 계엄령 관련 내용도 포함돼

송영무 국방장관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감신문] 지난 24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100기무부대장 민병삼 대령이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거센 공방을 주고받은 가운데, 민 대령이 폭로한 문건이 26일 세간에 드러났다.

당시 민 대령은 “(송영무) 장관은 지난 7월 9일 오전 간담회에서 ‘내가 법조계에 문의했는데 위수령 검토 문건은 문제가 없다고 했다. 위수령 검토 문건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는 검토하길 바란다’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송 장관은 “완벽한 거짓말”이라며 “대장까지 지낸 국방부 장관이 거짓말을 할 리가 없고 장관을 그렇게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국방위가 확인한 보고서에는 지난 9일 간담회에서 송 장관이 한 발언을 모두 담았다. 이 중에는 민 대령이 폭로한 국군 기무사령부 계엄령 문건 관련 내용도 포함됐다.

여야 국방위원이 25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 9일 부처 내 간담회에서 위수령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는 내용의 국군기무사령부 보고서를 확인했다.

문건은 송 장관이 “위수령은 잘못된 것이 아님”, “법조계에 문의해 보니 최악의 사태를 대비한 계획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함”, “장관도 마찬가지 생각임”, “다만 직권남용에 해당되는지는 검토하기 바람”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명시됐다.

이 문건은 국방부 관할인 민 대령이 간담회에 참석해 송 장관의 발언을 메모한 뒤 보고서화 한 것이다. 이석구 기무사령관에게 보고된 바 있는 문건은 설전 감담회 이후 국방위로 제출됐다.

해당 문건이 사실이라면 ‘완벽한 거짓말’로 응수한 송 장관의 거취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보고서 내 송 장관의 발언은 청와대와 당정의 공식입장과 180도 배치되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국방위 자유한국당 간사 백승주 의원은 “문건에 드러난 송 장관의 인식은 위수령과 계엄 검토 문건이 아주 심각하고 위험한 문건이라는 당정의 인식과 배치된다”며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영무 국방장관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다만 명백한 정황 판단은 문건의 진위여부가 밝혀진 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군 내부에서 기무사가 기득권을 내려놓기 싫어 송 장관과 대치 중이라는 의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한 군 관계자는 “송 장관과 기무세력의 한판 대결이 시작됐다”며 “70년 권세를 누려온 세력이 앉아서 그냥 당하겠느냐”며 기무사의 저항이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 장관이 언급한 위수령이란 육군 부대가 한 지역에 계속 주둔하면서 그 지역의 경비, 군대의 질서 및 군기(軍紀) 감시와 시설물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대통령령을 말한다. 

치안 유지에 군 병력을 동원하는 계엄령과 비슷하지만, 국회 동의를 필요로 하는 계엄령과 달리 위수령은 자치단체장 요청에 따라 발령될 수 있다. 또 계엄령은 군이 통솔하지만, 위수령은 해당 지역 관할 시장·군수 등과 협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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