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용호 “접촉했을 뿐” 선 긋자, 日고노 “우리도 마찬가지”

고노 일본 외무상이 북한 리용호 외무상과의 만남 사실을 소개하며 성과를 적극 홍보하자, 북한은 "그저 만남이었을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공감신문] 지난 3일(현지시간)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방문 중인 싱가포르에서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노 외무상은 전 리 외무상과 짧은 시간 동안 만나 대화를 했다. 대화는 ARF 환영 만찬이 열릴 때 만찬장 밖의 대기실에서 고노 외무상이 리 외무상에게 말을 거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두 외무상은 서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고노 외무상은 리 외무상과의 만남 뒤 기자들에게 만남 사실을 소개하며 성과를 적극 홍보했다. 

이 만남에 대해 고노 외무상은 기자들에게 “일본의 기본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북일 평양선언에 기초해 납치, 핵, 미사일을 포괄적으로 해결하자’는 일본의 생각을 전했다”라고 전했다. 

북일 양측간의 직접 교섭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자, 리용호 외무상은 "오보 일 뿐"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고노 외무상의 발언으로 현지 매체들은 “고노 외무상이 납치 문제를 해결해 국교 정상화를 한다면 경제 지원을 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도 전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또한 그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에서는 “일본이 북한과 직접 협의해 다양한 수단을 쓸 결의를 가지고 있다”라며 북한과의 직접 교섭 의사를 강조했다.

이렇듯 고노 외무상은 리 외무상과의 접촉 사진을 적극 알렸지만 북한 측은 만남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양측의 신경전으로 북일정상회담 개최에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입장이 낙관적이다.

리 외무상은 환영 만찬 중 잠깐 만남을 가진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는 언론 보도에 대해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완전한 오보다. 7개국과 회담을 했고, 일본과는 접촉을 했을 뿐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고노 외무상 역시 기자들을 향해 “우리들도 양자 회담의 횟수에 (리 외무상과의 만남을) 넣지 않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외무상 간의 신경전이 오가자, 일본 정부 내에서는 ‘북일 정상회담의 조기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북한은 북미 교섭이 정착될 때까지 북일 교섭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라는 외무성 간부의 말을 전하며 “일본 정부가 북한의 진의를 계속 지켜본 뒤 신중하게 북일 정상회담 실현을 지향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아사히 신문은 “일본이 북한에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지만 일방적으로 신청한 수준에 그쳤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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