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파견된 군함·기밀 기지·교전지·적대지 지리정보 유출 우려한 조치

미국 국방부가 특정 작전 지역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에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GPS기능이 탑재된 기기의 전원을 꺼두라고 명령했다. [wikimedia 캡쳐]

[공감신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위치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피트니스 트래커 등이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미국 국방부가 특정 지역에서 이런 제품의 사용 중단을 명령했다. 

AP통신의 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일부 작전 지역에서 지난 3일부로 GPS 기능이 있는 기기의 전원을 꺼둘 것을 명령했다. 

국방부는 이번 명령에 대해 "지리공간 기능과 앱, 기기 시장의 급격한 발달로 근무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장병, 전 세계적인 군사 작전에 상당한 위험을 안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지리공간 기능을 탑재한 기기나 앱 등이 의도치 않은 안보 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이러한 조치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더버지 웹사이트 캡쳐]

오드리샤 해리스 국방부 대변인도 이와 관련해 "지리공간 능력은 인사정보, 위치, 일상, 국방부 직원 숫자 등을 노출할 수 있고, 의도치 않은 안보 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합군과 임무에 대한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부연했다. 

국방부에서 내린 이번 명령의 '일부 작전 지역'으로는 해외 파견 중인 군함, 기밀 기지, 교전 지역 등이 포함돼 있다. 미 의회 전문지 더힐은 여기에 시리아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적대 지역'도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군 지휘부는 주둔 지역에서 장병들이 해당 기기를 사용해도 되는지 위험도 평가를 수행한 뒤, 위험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 GPS기능이 제외된 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앞서 미 국방부는 운동 보조 앱 '스트라바'가 미군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 앱은 사용자가 운동을 할 때 위치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빅데이터로 축적해 '열 지도'를 만드는데, 이것이 전 세계 미군 기지의 위치와 장병들의 동선을 노출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에 미 국방부는 전자기기 사용실태 점검에 나섰으며, 지난 5월에는 국방부 건물 내의 휴대전화 사용 규정을 강화하기도 했다. 

운동 보조 앱 '스트라바'의 위치정보 기반 '열 지도'의 모습. [인디언익스프레스 웹사이트 캡쳐]

이밖에도 미 국방부는 안보위협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전 세계 미군 기지 내 중국 화웨이와 ZTE가 제조한 스마트폰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화웨이와 ZTE가 제조한 휴대전화가 해킹이나 스파이 행위에 악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해커들이 해당 스마트폰을 해킹해 중국 정부의 간첩 노릇을 할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국방부 측은 "화웨이와 ZTE 기기들은 국방부의 인력 및 정보, 임무 등에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이 될 수 있다”며 "이런 정보에 비추어 볼 때, 미군 기지 내에서 계속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것은 신중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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