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폐렴 80% 이상, 만성질환자에서 발생…노인 10명중 9명은 1개 이상 만성질환 보유"

폐렴구균 백신 접종으로 폐렴 악화 위험을 73%나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공감신문]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폐렴구균 백신을 미리 접종하는 것만으로도 폐렴으로 인한 입원 가능성을 73%나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백신접종으로 입원이 필요한 수준으로까지 폐렴이 악화되는 것을 막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화이자제약은 지난 2013년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미국 루이빌 의과대학과 함께 루이빌 지역 내 병원 한곳에 입원한 성인 폐렴 환자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7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화이자제약의 폐렴구균 백신인 ‘13가 단백접합백신’을 활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미국은 올해 1월 기준으로 모든 65세 이상 성인에 해당 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연구기간 내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 2034명 가운데 288명은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접종했다. 환자들의 개별 검사 결과 실제 폐렴구균을 보유하고 있는 환자는 68명으로, 13가 백신을 맞았음에도 혈청형이 확인된 환자는 3명에 불과했다. 

반면 폐렴구균 혈청형이 검출되지 않은 환자 1966명 중 13가 백신 접종비율은 14.5%(285명)이었다. 이같은 결과를 산식에 따라 곱하면 13가 백신이 70% 이상의 지역사회 폐렴 감염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는 설명이다. 

고령자의 경우 폐렴에 걸리게 되면 합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커 적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화이자제약 관계자는 “실제 진료환경에서의 13가 단백접합백신의 폐렴 효과가 입증된 결과”라며 “연구 대상자 가운데 다수가 만성질환자로 확인돼 이미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도 백신 접종의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 등 각종 미생물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하는 폐의 염증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폐렴의 원인으로는 세균에 의한 감염이 꼽히는데, 특히 세균 중에서도 폐렴구균이 가장 많다. 

초반에는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초기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빈번하다. 실제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어 병을 방치하다가 뒤늦게 폐렴진단을 받는 노인환자는 전체의 20~30% 수준에 달한다. 

그러나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폐렴에 걸리게 되면 패혈증이나 호흡곤란, 폐농양 등의 합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반드시 적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만선폐쇄성폐질환 등 만성질환자의 경우 위험도가 더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노인과 만성질환자는 폐렴의 주요 원인균으로 꼽히는 폐렴구균에 대한 백신을 사전에 접종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송준영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7일 한국화이자제약의 프리베나13 백신 클래스에서 65세 이상 노인 대상으로 13가 단백접합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발표하고 있다

송준영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체 폐렴의 80% 이상은 만성질환자에게서 발생한다”며 “국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9명이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폐렴의 효과적인 예방을 위해 백신접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성인용 폐렴구균 백신에는 ‘13가 단백접합백신’과 ‘23가 다당질백신’ 등 총 2가지가 있다. 

나중에 개발된 13가 백신은 항체 생성률과 예방효과가 더 우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긴 하지만, 23가 백신이라도 접종해두는 것이 더 큰 합병증을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은 23가 백신 무료접종이 가능하다. 

다만 대한감염학회에서는 만성질환자와 면역저하자들에게는 13가 단백접합백신 접종을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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