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 데 있는 다정한 정보'...신속한 응급처치 후 병원·119 찾아야

[공감신문] 지칠 줄 모르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인간을 비롯한 대다수 동·식물이 쉽게 지치고 있건만, 반대로 기승을 부리는 생명체가 있다. 바로 호감 갖기 어려운 외형을 가진 벌 종류다.

그중에서도 최대 크기가 성인 엄지손가락에 달하는 말벌은 큰 골칫거리다. 도심 속 생활에 비교적 쉽게 적응할 뿐만 아니라, 꿀벌 대비 독 주입량이 많아 쏘일 경우 큰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

말벌의 주요 활동 기간은 기온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는 7월부터 점차 날이 시원해지는 9월까지다. 지금이 말벌의 왕성한 활동이 두드러지는 시기라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말벌 유충의 성장 속도가 빨라져, 도심 내 말벌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그만큼 쏘이는 일도 빈번해졌다는 뜻이다.

날이 더워지면서 말벌의 수가 상당히 늘었다. 실제 전국 소방서에 말벌로 인한 신고가 증가했다는 게 방증이다. / Maxpixel CC0 Public Domain

실제 지난 7월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한 달간 말벌로 인해 출동한 건수는 1975건으로 지난해(1416건) 동일 기간보다 40% 늘었다. 

지방도 예외는 아니다. 충북도소방본부는 올해 말벌신고 2573건을, 전북소방본부는 지난달 1966건을 처리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각각 98.8%, 26.1% 증가한 수치다.

혹여나 벌에 쏘였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본인을 쏜 벌이 꿀벌인지, 말벌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구분법은 간단하다. 꿀벌에 쏘인 자리에는 독침이 남지만 말벌은 그렇지 않다.

꿀벌은 적에 독침을 한 번 쏘고 죽어버리는데 반해 말벌은 독침을 넣었다 뺐다 하며 계속 독을 주입할 수 있다. 그만큼 체내 주입되는 독의 양이 많다. 괜히 말벌이라는 명칭이 붙은 게 아니다. ‘말’은 ‘크다’는 뜻이다.

말벌 독침의 모습. 말벌은 꿀벌과 달리 독침을 쏘고 죽지 않는다. 고로 여러 번 공격해 많은 양의 독을 주입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 Wikimedia

체내 들어오는 독이 양이 많다는 건 우리 몸에 더 치명적이다. 말벌 독에는 히스타민,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이 함유돼 있다. 두 물질은 상처를 붓고 아프게 만든다.

일부 사람들은 말벌에 쏘이고 ‘아나필락시스’라는 급성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쏘인 이는 외관상 입술이나 혀가 붓고 가려움을 느끼는데, 이 경우에는 즉시 병원을 찾는 게 현명해 응급처방을 받는 게 현명하다.

만일 알레르기 반응이 심해, 기관지에 경련과 수축이 발생하게 되면 호흡곤란으로 인해 질식하는 상황도 벌어지기 때문이다.

통상 말벌에 쏘이는 사고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말벌집 근처에 다가갔거나, 벌을 자극할만한 위협적인 행동을 했을 때다. 벌은 이같은 상황에서 동료를 부르기 위해 페로몬을 방출한다.

즉, 벌 쏘임 사고를 당한 이는 여러 마리 벌에 쏘였을 가능성이 크다. 고로 말벌에 쏘였을 때는 앞뒤 가리지 않고 병원을 찾자.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말벌독은 알칼리성으로 상처부위에 식초나 레몬즙 등 산성 물질을 바르면 중화할 수 있다. / Created by Mrsiraphol on Freepik

그나마 우리가 대처 가능한 방안은 상처부위 독을 중화하는 정도다. 말벌의 독은 ‘알칼리성’이기에 식초나 레몬즙 등 산성 물질을 상처에 발라주면 좋다. 단, 비누는 말벌 독과 같은 ‘알칼리성’이니 상처를 악화시킨다.

꿀벌에게 쏘였다면 상처부위에 남겨진 독침을 제거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카드처럼 얇고 평평한 물체를 비스듬히 세워 살살 긁어서 빼주는 것이다.

물론 손으로도 뽑을 수 있는데, 자칫 잘못해 힘을 과도하게 주면 독침과 연결된 독낭이 터져 독이 더 주입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꿀벌의 독은 말벌과 달리 ‘산성’이다. 침을 뺀 후 알칼리성인 비누로 상처부위를 씻어주면 주위 독을 중화해줄 뿐더러 2차 감염까지 막아준다.

꿀벌에 쏘였다면 남은 독침을 제거해야 한다. 카드를 비스듬히 세워 살살 빼주도록 하자.

벌은 종류와 관계없이 검은색에 민감한 반응을 표출한다. 자연상태의 천적이 검은 털을 가진 경우가 많기 때문. 벌이 인간을 공격할 때 머리를 집중적으로 노리는 이유도 머리카락이 검어서다.

고로 등산이나 제초 등 비교적 벌과 조우할 확률이 높은 야외활동을 하게 된다면, 짙은 색의 옷보다 밝은 옷을 선택해야 한다.

벌은 향수나 화장품이 내뿜는 강한 향기에도 쉽게 흥분하니, 되도록 야외활동 시 인위적인 향을 몸에 두르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좋다.

혹여나 집 주위에 벌집이 생겼다면, 섣불리 제거하려 하지 말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119에 신고부터 해야 한다. 신고할 때부터 말벌집 제거를 요청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

벌에 쏘였다면 병원을 찾는 게 가장 현명하다. 대처법만으로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방지할 수 없다. / Pixabay CC0 Creative Commons

매년 이 시기부터 추석 전후 벌 쏘임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 특히 추석 전후 성묘 때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한다더라.

가장 좋은 방법은 벌과 마주치는 일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만큼 중요한 건 벌에 쏘이지 않기 위한 예방법과 쏘였을 때 대처 방안을 알아두는 거고.

거듭 강조하는데, 벌에 쏘였다면 신속히 119를 부르거나 병원에 찾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이번에 소개한 응급처치 방안을 적용하도록 하자. 괜히 겉으로 상태가 호전됐다고 안심하던 도중 안 좋은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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