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서 드라마 제작현장 스케줄 공개..."정부, 불공정 계약 관행 실태조사 나서야"

정의당 추혜선 의원 / 윤정환 기자

 [공감신문 생생국회]는 일반 취재기사와 취재사진을 혼합한 기사형태로, 공감신문 기자들이 국회 내부를 직접 뛰며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공감신문] 9일 오전 정의당 추혜선 의원(비례대표)이 국회 본청 정론관에서 방송노동자의 열악한 근무실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 중이다.

추 의원은 "카메라에 담긴 화려한 스타들 뒤에는 방송제작 노동자들의 고통이 있었다"며 "무더운 폭염 속에도 촬영은 계속됐고 이들은 법으로 어떤 보호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근무계약서에는 근무시간을 24시간으로 명시해 살인적인 초과노동을 강제하고 있었다"며 "실제 방송 제작 현장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고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하는 건 이같을 열악한 방송제작 시스템과 불공정 계약관행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추 의원은 "방송노동자의 요구는 하루 12시간만 일하고 12시간만 쉬게해달라는 게 전부"라며 "정부, 방송사, 제작사는 더이상 안이한 마음으로 대처하지 말고 노동환경 개선과 불공정 계약 관행 실태조사와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주요 드라마 촬영일정 / 윤정환 기자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준비한 현재 방영 중인 주요 드라마 촬영일정이다.

방송 제작은 새벽 일찍부터 시작하고 다음날 새벽까지 진행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드라마 제작현장에서 근무하는 방송노동자의 평균 노동시간은 20시간에 달한다.

이들은 20시간에 가까운 노동 후 사우나에서 2~3시간 쪽잠을 자고 익일 바로 근무에 투입되는 현장에서 매일같이 노동 중이다. 

민주노총서울본부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  관계자 / 윤정환 기자

기자회견에 동참한 민주노총서울본부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  관계자들이 '공정한 표준계약서 작성', '살인적인 노동시간 단축' 등의 요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 낭독에서 "'죽을 것 같이 일하면 죽는다'는 방송스태프들의 절규는 은유나 과장이 아닌 진짜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된 외침"이라며 "제대로 밥 먹을 시간과 잠 좀 자자는 생존권 차원의 요구다"고 전했다.

이어 "노동존중, 사람이 먼저다는 구호를 앞세운 촛불정권이 탄생한 지 1년이 넘었고 노동시간 단축이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됐음에도 드라마 현장은 아직도 법의 울타리 밖이다"고 토로했다.

관계자들은 "방송사에서 나름 대책마련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실제 제작현장 노동자들에게는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방송사와 제작사는 하루 빨리 실효성 있는 노동시간단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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